도보여행/인도행

천성산 화엄벌-2011년 5월 11일

추연욱 2011. 5. 9. 23:37

 

화엄벌

 

bonami, 돌하, 뿌리, 미산, 달마루,
이렇게 모두 5명이 참가했다.

수요낮도보 시작 이래 가장 적게 참가했다.

이 험한 날 참가하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10시 15분, 다섯 사람이 언양 가는 12번 버스를 탔다.

비가 왔다.

일기예보처럼 많은 비는 아니지만 좀 많이 오다가, 적게 오다가,

내 마음은 맑았다가 흐렸다가 복잡하게 움직인다.

비가 오면 괜히 죄지은 마음이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아름다이님의 전화가 왔다.

"천성산에 안개가 가득하니 조심해서 다녀오시오."

산에서 무서운 것은 비가 아니고 안개다.

안개 가득 낀 산, 특히 화엄벌처럼 넓은 장소에서는 천지를 분간하기 어렵다.

다행히 산에서는 안개가 멀리 있었다.

 

11시 10분 석계 상북면사무소 앞에 도착했다.

 

임도를 따라 오른다.

 

먼저 꽃을 만난다.

양산은 가로수가 온통 이팝나무다.

금년 처음 아카시아꽃을 보았다.

 

 

원적산봉수대, 11시.

 

 

미산님이 앉으라고 지시했다. 모두 앉았다.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은방울꽃이 막 피기 시작한다.

 

三四更

 

고은 

 

번 만 번 어두운 밤중

저 혼자 울부짖어서

꽃 한 송이는 핍니다.

그 옆에서

붉은 꽃 한 송이도 벙어리로 핍니다.

 

<高銀 詩選 復活>, 민음사, 1988.

 

 

 

산유화

 

김소월시/ 김순남(1917~1983) 곡 

조수미/ sop.


 

 

 

 

여기서부터 꽃길이다.

꽃이 한창이다.

 

 

 

화엄벌에 들어섰다.  

 

 

화엄벌은 허허벌판.

비와, 안개와, 바람, 메마른 억새, 그리고 함초롬히 젖은 꽃들, 꽃들. 

 


 

12시 30분이다.

어떤 건물 테라스에 갔다.

기둥 사이에 판쵸를 걸치고 끈으로 묶어 간신히 바람을 피하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 먹고 다시 출발한다.

 

 

 

 

 

 

 

 

바지는 거의  젖었고 비와 바람은 계속 오고 분다.

본디 계획은 포기하고 홍룡사로 내려가기로 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홍룡사

어제가 부처님 오신날,

절은 한 바탕 홍역을 치렀으리라.

빈 절에는 적막함이 감돈다.

 

 

그래도 아기부처님은 몸을 씼고,

"天上天下唯我獨存"을 설하신다.

 

 

모란은 그렇게 진다.

 

 

홍룡폭포,

이번 비로 제법 폭포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절 입구 이 나무 옆에 작년에 없던 아담한 정자가 들어섰다.

쉬어 가기로 했다.

모두들 신을 벗기 싫어하여 누각 아래에서 간식을 먹었다.

 

이제 절을 떠난다.

 

 

이제부터 포장도로를 걸어야 한다.

빗줄기는 더욱 세졌다.

 

이 아름다운 못은 그냥 지나쳤다.

 

 

3시 30분 홍룡사 입구 버스정류소에 왔다.

식당에 들어가서 따뜻한 국밥으로 몸을 녹이고,

 

4시 30분 버스를 탔다.

그리고 5시 15분 도시철도 범어사역에 도착했다.

 

bonami님이 쪽지를 보냈다.

"오늘 10시 12분부터 3시 34분까지 5시간 22분 동안,

13.8km를 걸었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