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숲길 3- 2010년 9월 29일
양산시 동면 개곡마을에서 시작한다.
개곡마을 당산나무다.
250살이란다.
그것만 해도 사람보다 훨씬 우월하다.
사람도 나이를 먹을수록 더 멋있어야 할텐데.
마을을 지나자 곧 심심산천이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계곡을 끼고 걷는다.
도시에서 멀리 몇 시간, 그 이상으로 떨어진 것 같다.
계곡을 한번 건너고,
울창한 편백숲이 한참 이어졌다.
참으로 쭉쭉뻗은 잘 생긴 나무들이다.
한 동안 솔향을 맡으며 걸었다.
저 아래 숲 사이로 호수가 보인다.
물봉숭아가 골짜기를 가득 메우고 있다.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마을길을 걸어,
보현사
우리는 보현사 뒷문으로 들어왔다.
보현사란 이름으로 보아 본디 보현보살을 모시는 도량이었을 것이다.
보현보살은 大行보살이다. 일반적으로 대웅전에 석가모니불의 오른쪽 협시보살로 모신다.
단독으로 모시는 경우는 오대산 보현사가 유일하다.
문수나 보현은 민중층에 뿌리를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단독 신앙의 대상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이 보현사는 약사여래불과 결합한 것으로 생각된다.
대웅전 문의 조각이 참 아름답다.
대웅전 뒤로 돌아가니 심우도가 그려져 있었다.
만해 한용운의 시조를 생각한다.
잃은 소 없건마는 찾을손 우습도다.
만일 잃을시 분명하다면 찾은들 지닐소냐
차라리 찾지 말면 또 잃지나 않으리라.
<심우장 1>
비낀 볕 소 등 위에.
피리 부는 저 아해야
너의 소 짐 없거든
나의 시름 실어주렴.
싣기야 어려웁지 않지만
부릴 곳이 없어라.
〈失題〉
용왕각이란 작은 절집도 보인다.
토속신 용왕과 관계있는 듯하다.
이 절에 대한 자세한 연혁을 알지 못해 궁금한 것이 많다.
철 모르는 목련이 피고있다.
보현사 입구이다.
창기마을에서 푸짐한 파티를 열고,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늘처럼 모두 즐거워하기도 쉽지 않다.
맑은 벗님들과 맑고 향기로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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