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인도행

월정사 전나무숲길

추연욱 2011. 1. 10. 13:28

월정사 전나무숲길- 2010년 1월 9일

 

 

 

 

월정대가람이란 현판이 걸린 월정사 일주문에서 월정사까지 800m쯤 된다.

왼쪽으로 오대산 서대 수정암 부근 우통수에서 발원한 오대천 상류가 흐르고 그 옆으로 높은 전나무들과 활엽수들이 들어서있다.

월정사를 지나 상원사로 가는 길에 있는 부도밭 주변과 상원사를 둘러싼 산비탈에도 아름드리 고목이 많다.

 

 

 

 

 

 

월정사 일주문

 

 

 

월정사 전나무숲에는 대략 전나무 1700여그루가 있다.

평균 나이는 80여세다.

 

본디 500년쯤 된 전나무 9그루가 있었는데, 이 나무들이 씨를 퍼뜨려 지금의 숲을 이루었다 한다.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아래에 인용한 시로 유명한 고려 말의 나옹화상(1320~1676), 

 

靑山兮要 청산은 나를 보고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聊無愛而無惜兮 사랑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하네.

 

 

懶翁和尙 惠勤은 오대산 북대암에 살면서 늘 삼십 리나 떨어진 월정사에 내려와 부처님께 콩비지국을 공양했다.

어느 겨울날 콩비짓국을 들고 눈길을 내려오고 있는데 갑자기 소나무에 쌓였던 눈이 콩비짓국 위에 쏟아져 내렸다. 그러자 스님은 화를 내고는 소나무를 꾸짖었다. “네 이놈, 소나무야, 너는 부처님의 은덕으로 이 숲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으면서도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도 못 알아보느냐? 배은망덕한 소나무야, 너에게 생명을 주신 부처님도 못 알아보니 너는 이 산에 살 자격이 없다. 당장 멀리 떠나거라. 이제 이 산은 전나무 아홉 그루가 지키며 번성할 것이다.” 

이렇게 소나무를 꾸짖자 그뒤 오대산 소나무는 힘을 잃고 스러졌으며 전나무가 번성하게 되었다.

 

 

500살이나 먹은 나무가 태풍에 쓰러졌다고 한다.

 

 

 

전나무숲길

 

 

 

 

 

 

 

  

 

 

전나무는 늘푸른 바늘잎큰키나무다.

전나무는 원래 깊은 산속에서 자라는 한대성 고산식물이다. 특히 추위에 강해서 높은 산에서 잘 자란다.

그늘에서는 잘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가지를 수평으로 뻗으며 살아가다가 생존 공간이 확보되면 곧게 자란다.

전나무들은 자라는 속도가 느리다. 다 자라면 높이 30~40m나 된다.

전나무 잎은 폭 2mm, 길이 4cm정도로 뾰족하다.

열매는 원통형으로 하늘을 향해 곧추선다. 열매는 지름이 3cm정도이며 10cm까지 자란다.

 

전나무

 

 

전나무는 젓나무라고도 한다. 전나무 줄기를 자르면 하얀 액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나무줄기에 흰빛이 돈다고 해서 백송 또는 회목이라고도 한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과 부안 내소사 입구 전나무 숲길은 특히 유명하다.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걸으며 영화 <동승>을 생각한다.

 

영화 <동승>은 주경중 감독이 2003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는 도보꾼들에게는 탐나는 길들이 여러 곳 나온다.

 

1. 동승 도념은 여러 해 전에 폐교된 삼척시 원덕읍 호산 초등학교 축전분교에 다닌다.

원덕읍 호산에서 왼쪽으로 가곡천을 끼고 416번 지방도로를 따라 가면 축천분교가 나온다.

 

 

 

학교 뒤에 있는 이 거대한 바위덩어리는

큰 비가 오면 온통 거대한 폭포로 변한다.

 

 

 

 

이 학교는 영화 <가을로>에도 나온다.

여주인공의 부모가 살고있는 고향집이 바로 이 학교 옆에 있는 마을이다. 

그녀의 애인을 자기 고향 집으로 데려가 무모에게 소개하기 위해 이곳으로 온다.

 

 

 

 

여기서 계속 가면 풍곡이다.

토정 이지함은 <토정비결>에서 풍곡을 三豊이라 했다.

삼풍이란 산, 물. 나무가 넉넉하다는 뜻이다.

삼풍의 땅은 울진 삼척의 경계인 응봉산 서북 사면의 세 계곡(보리골, 용소골. 음지골) 아래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로 알려졌다.

"9년 흉년 뒤에 곡식 종자는 三豊에서 구하고 12년 난리 뒤에 사람은 兩白에서 구하라."고 하였다.

 

풍곡에서 북쪽으로 가면 신리너와집이 있는 신리민속마을, 태백으로 가고,

서남쪽은 용소골  첫동네 덕풍으로 간다. 이길은 다시 봉화군 석포로 이어진다.

 

호산에서 덕풍마을까지 5.4㎞의 좁고 긴 계곡이 이어지고, 여기서 용소골로 이어진다.

 

용소골은 100리나 되는 가곡천 상류다.

가곡천 상류 남북에 각각 1267.3m, 998.5m의 응봉산이 있다.

산은 본디 '메'라 하다가 '매[鷹], 수리[鷲]' 등 한자로 옭겼다.

 

2. 도념이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어머니를 찾는 장면은 강원도 정선군 남면 민둥산(1118.8m)에서 찍었다. 

 

 

 

 

 

 

 

 

 

 

3. 선암사 칠전수각,

상탕은 부처님께 공양하는 찻물, 중탕은 마실물, 쌀씼는 물, 하탕은 씻는 물이다.

유감스럽게도 속인은 이곳에 들어갈 수 없다.

 

 

 

4. 봉정사 영산전에서,

 서울에 사는 어떤 부인의 장면 양자로 가려다 좌절하는 장면을 찍었다.

 

 

 

동승 도념은 외진 산속 절에 살면서 늘 어머니를 기다린다.

서울에 사는 홀로된 부인이 양자로 데려가고 싶어한다.

그러나 주지스님은 허락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렇다.

 

"네 에미는 파계한 비구니,

네 애비는 하루에도 수십 마리 산짐승을 죽여 없애는 밀엽꾼이다.

남이 한 번 굴릴 염주를 두 번 굴리면서 네 죄를 씼어야 할 몸이다."   

 

 

 이 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판단하실 일이다.

 

젊은 중 정심이 도념에게 하는 말,

 

"도념아,

세상에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이 아주 많단다.

법당 뒤에 목련꽃이 수없이 피고져도 단풍나무에 금줄이 수십개가 생겨도 내것이 아닌 것은 오지 않는단다."

 

어린 도념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말이다.

정심이 자신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어쩌면 헛된 미망에 뻐져있는 나를 일깨워주는 말이기도 하고.

 

도념이 같은 학교 아이들에게 얻어맞는 장면은 화회마을 부용대에서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