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시집

우편국에서/ 유치환

추연욱 2023. 3. 26. 20:51

우편국에서

 

유치환(1907~ 1967)​

 

진정 마음 외로운 날은

여기나 와서 기다리자

너 아닌 숱한 얼굴들이 드나드는

유리문 밖으로

연보라빛 갯바람이 할 일 없이 지나가고

노상 파아란 하늘만이 열려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