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동지 팥죽 도보- 2010년 12월 22일
여기서 시작한다.
염불사터.
오늘 꼭 봄맞이 가는 것 같다. 겨울 날씨가 이렇게 포근할 수가.
동짓날, 해가 다시 살아나는 날이기 때문일까.
▶ 칠불암 가는길
Peter Ilyich Tchaikovsky(1840~1893)
No.11 November- Troika
Sviatoslav Richter, piano
1. 칠불암
약사여래부처님이시여,
저에게도 바램이 있습니다.
저 맑은 태양은 당신의 협시 일광보살, 오늘 저녁 떠오르는 달은 당신의 협시 월광보살입니다.
세 분께 빛으로 나와 세계의 병든 몸과 정신을 맑게 씻어 주소서.
저 옛날 신라 때, 당신의 사자 밀본법사가 선덕여왕의 병을 고쳤듯이,
명랑법사가 당나라 군대를 물리쳐 나라를 구했듯이.
보세요, 부처님,
이렇게 많은 중생들이 당신께 정성들여 기도하고 있지 않습니까.
할아버지 등에 업혀 칠불암으로 온 작은 부처님
칠불암을 뒤로 하고 신선암마애보살좌상이 있는 곳으로 간다.
신라인들이 이상세계로 여겼던 도솔천으로 올라간다.
● 신선암 마애보살좌상
하늘에서 구름 타고 내려오신 보살님
사진은 바람님이 찍었다.
능선에 올라 서서,
▶ 백운재를 넘어 백운암으로 간다.
2. 백운암
늘 조용하던 백운암이 오늘따라 동지 불공으로 부산하다.
거기다가 우리 27명이 들이닥쳤다.
어느 백운사인지는 몰라도
조선 중기의 시인 李達(1561~1618)은
寺在白雲中이란 제목의 시에서 이렇게 읊었다.
寺在白雲中 절은 흰 구름 속에 있는데
白雲僧不掃 흰 구름을 중은 쓸지 않네.
客來門始開 손님이 와서 비로소 문을 여니
萬壑松花老 온 골짝에 송화 가루 날리네.
● 백운암에서 오늘 도보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
풍성한 팥죽과 팥시루떡에 물김치,
그리고 과일까지.
우리들은 절 이곳저곳에 3355모여 팥죽을 먹었다.
미산님이 부엌에서 열심히 팥죽과 떡 등을 날라다 주어 편히 앉아서 받아먹었다.
정갈한 음식을 공양했다. 부처님이 중생에게 공양하신 것이다.
대지와 물과 태양이 뭇 생명을 기르듯이 부처님의 공양은 중생을 기른다.
중생들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중생 서로를 공양해야 한다.
나는 이 나이에 처음으로 절에서 팥죽을 얻어먹었다.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다.
백운암은 참 놀라운 자리에 앉았다.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은 표현할 길을 찾지 못하겠다.
봄이 와 벚꽃이 피면 마치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온 까닭은>의 한 장면을 어김없이 연출하리라.
이 사진은 바람님이 찍었다.
▶ 천룡암으로 간다.
3. 천룡암
前生說話
文德守
그때 나는 강아지였지.
목화송이 같은 한 마리
복슬강아지였지.
그땐 당신은 목련꽃이었지.
그땐 구름도 당신을 닮아
목련꽃으로 피고,
푸른 냇물도 목련꽃빛으로 흐르고 ,
죽은 바윗돌에선 목련꽃의 싹이 트고,
나는 목련꽃빛의 복슬강아지였지.
그 땐 나는 온 몸이 달아
川덩이도 녹일 듯이 온 몸이 달아
꽃나무를 위성처럼
한 천번쯤 돌다가
미친 듯이 문득 날어오를 듯
솟구치곤 하다가 떨어져
꽃나무를 안은 채 타서 죽었지.
목련꽃같이 핀 이승의 당신
먼 전생의 전생때부터
나는 당신을 찾아 헤맨 짐승이었지.
▶ 천룡사터로 가는길
천룡암
● 천룡사터
천룡사터에 있는 석조 부재들
■ 송년회
'인도행 수요낮도보'
일년 모은 뒤풀이를 겸한 송년회를 가졌다.
담담한 사람들의 담담한 만남.
그래저래 2010년은 좋았고, 보람있었다.
2011년 또한 이런 담백한 행복을 벗님들과 함께 빌었다.
아름다움을 수집하는 나의 노력도 더 큰 기쁨이 되기를 빌었다.
이 시진은 수초가 찍었다.
▶ 열반재를 넘어 관음사로
4. 관음사
관음사 산신각 뒤에 있는 큰곰바위와 멧돼지바위
▶ 열반골을 거쳐
용장리로
▶ 용장리 파출소에서 오늘 일정을 끝내고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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