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시집

朴鍾和/ 十一面觀音菩薩, 石窟庵 大佛

추연욱 2022. 9. 18. 13:39

十一面觀音菩薩

 

朴鍾和

 

1

千年(천년) 大佛(대불)을

聖處女(성처녀)로 모시우다.

胡蘆(호로) 한병으로

東海(동해) 물을 불리시다.

웃는듯 자브름하신가 하면

조는듯이 웃으셨네

담은듯 열으신듯 어여쁜 입술

귀 귀울여 들으면

향기로운 말씀

도란도란 구으는듯 하구나.

 

2

圓光寶冠(원광보관)이 모두 다 거룩하다.

부드러운 두 볼

날씬한 두 어깨

春山峨眉(춘산아미)가 의젓이 열리셨네

결곡하게 드리우신 코

어여쁘다 방울조차 없구나.

 

3

고운지고 보살의 손

돌이면서 白魚(백어)같다

新羅(신라) 옛美人(미인)이

저렇듯이 거룩하오?

무릎 꿇어 우러러 만지면

薰香(훈향)내 높은 나렷한 살 기운

당장 곧 따스할듯 하구나.

 

 

 

 

石窟庵 大佛

 

朴 種 和

 

천년을 지키신 沈默(침묵)

萬劫(만겁), 無恙(무양)쿠나.

 

태연히 앉으신 자세

배움직함 많사이다.

 

東海(동해)바다 물결이 드높아

허옇게 부서져 사나우니

微笑(미소)하시어 누르시다.

 

千年 긴 세월을

두 어깨로 받드시다.

新羅(신라)의 큰 功德(공덕)이

임 때문이시니라.

 

아침해 불게 바다에 소용돌이쳐 솟으니

瑞氣(서기), 굴 속에 서리우고

달빛 휘영청히 떠오르니

香煙(향연) 임 앞에 조요하다.

一代名工(일대명공)의 크나큰 솜씨에

고개 숙여 눈물겨워지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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