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시집

봄산에 가서/ 박시교

추연욱 2016. 4. 5. 00:05


봄산에 가서

 

박시교

 

내가 봄 산에 가서 꽃이 되고 숲 되자는 것은

수없이 무너졌던 너에 대한 그리움이

아직도 마음의 나무처럼 자라고 있기 때문

이민치 떨어져서 바라보기만 하자고

한때는 짐짓 거리를 두기도 하였지만

간절한 마음 그마저 허물 수는 없었기 때문

이제 이러면 되겠느냐, 내가 다시 꽃으로

잎으로 싱그러운 푸름으로 펼쳐 서면은

그래서 내 몸이 봄산과 하나 되면 되겠느냐

 

박시교, <독작 獨酌>, 도서출판작가,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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