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도보여행 후기

상당산성, 청주 가로수길-2009년 11월 2~3일

추연욱 2009. 11. 9. 18:53



상당산성, 청주 가로수길-2009년 11월 2~3일

 

상당산성

남문-남암문-서문-동암문-동문, 동장대-저수지-남문(4.2 ㎞)

 

가던 날이 장날이었다. 오늘따라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

중부지방에는 한파주의보, 강원도 내륙지방에서는 대설주의보가 내렸단다. 또 신종플루도 심각단게로 올렸단다.


3시 40분에 관리사무소에 도착했다. 남문 앞 광장을 둘러보고 남문에 이르니 4시였다.

 

 

 


 

 

 

 

 

 

 


광장에 김시습 시비가 있다.

 


남문은 성의 정문이다. 控南門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控'은 평소에는 두드릴 공, 전시에는 때릴 강이다.


 

 


남문 천장 

 

 

 

 

 

 

 

 

성가퀴   

 


성길 

 

 

 

  

  

 

 


서문에는 "미호문"이란 편액이 걸려있다.  

 


동문 

 


진동문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 상당산성(사적 제212호) - 상당구 산성동. 영남과 한양을 잇는 길목 상당산(492m)에 있다.

<삼국사기>에 김유신의 셋째 아들 원천공이 서원술성을 쌓았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그때 축성되었으리라고 추측하기도 하고,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이 30만 군사를 풀어 7년에 걸쳐 쌓았다는 설 등이 있다. 또 이곳을 김유신의 전적지인 낭비성이라 보는 설도 있다.

삼국시대에는 청주가 백제의 상당현이었다. 그런 까닭으로 상당산성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때부터 여기에 토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 경덕왕 때 제 모습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여러 차례 개축되었다.

조일전쟁 중에 원균이 충청병사로 있을 때 수축한 적이 있고 숙종 42년(1716)부터 4년에 걸친 공사 끝에 석성으로 개축되었다. 영조 4년(1728) 이인좌의 난이 일어났을 때 반군이 이곳을 점령했다가 관군에게 궤멸된 후 상당산성의 경영은 더욱 본격화되었다. 영조 7년(1731)에 남문에 문루를 세우는 등 대대적인 보수를 했고, 이후 백여 년에 걸쳐 수차례 보수공사를 거치는 가운데 옛 성벽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한편으로 완벽한 산성의 격식도이 갖추어직게 되었다.

 

현재의 둘레는 4.2km, 높이 5~6m, 높은 곳은 13m나 된다. 내부 면적은 5만5000평이다.

오목한 분지를 싸안고 등성이를 둘러쌓은 포곡식 산성이다. 남․동․서문, 세 개의 치성, 동북쪽과 서북쪽 성벽에 암문 2개, 장대 2곳 포루 자리가 15군데가 복원되었거나 남아있다.

54,700여 평에 이르는 성안에는 논, 저수지, 민가 40여채가 있다.

 

 

 


산성마을 

 

 

 

 

 

산성마을을 지나 뒤돌아 보았다. 

 

 

남문으로 돌아왔다. 5시 30분이었다. 2시간쯤 걸은 셈이다.

 

  

  


청주가로수길-2009년 11월 3일 

청주 가로수길은 경부고속도로 청주 인터체인지에서 가경천 죽천교까지 6km에 걸쳐있다.

이 길에는 1948년에 심은 1,527그루의 플라타너스가 길 좌우에 있어 전국의 진입로 중 가장 아름답고 운치있는 곳이라고 청주 사람들은 자랑하고 있다.

현재 4차선인 가로수 길을 8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 중이며 거의 마무리 단계이다.

영화 <만추>와 TV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장소라라 한다.

 

10시에 경부고속도로 청주 인터체인지에 도착해서 걷기 시작했다.

 

 

 

 

 

  

 

 

 

 

 

 

플라타너스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신(神)이 아니다!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플라타너스

너를 맞아 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 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 (김현승)

 

김현승은 고독의 시인이다. 그는 “견고한 고독”, “절대고독”을 추구한다. 그런 상태를 “마른 나뭇가지에 다다른 까마귀”라 형상화했다. 그래야 인간은 세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응시할 수 있다. 이것이 가장 가치있는 삶이라 생각했다. 진정으로 절대자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굽이치는 파도” 같은 감정의 기복을 잠재워야 하고, “백합의 골짜기” 같이 아름다운 지상적 존재를 버려야 한다.

 

 

그런 김현승에게도 동반자는 필요했다. 그 동반자는 세계가 아닌 나무임에야 무슨 상관이냐.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린 나무는 신을 향해 기도하는 모습이 아닌가.

플라타너스는 외롭게 먼 길을 걷는 화자에게 유일한 반려자요 벗이다. 고독을 위로하며 그 외로운 길을 동행해준다. 지상의 삶이 다하는 날까지 함께 이웃하며 지켜보는 영원한 반려자가 되고자 한다.

 

 

 

송상현 신도비는 산아래 길 가에 있다. 비문은 송시열이 지었다. 효종 19년(1659)에 세웠다. 이수 조각은 매우 정교하다.

묘역은 강촌 뒷산인 묵방산 기슭에 있다. 상석, 양, 문인석, 망주석, 장명등과 우측에 묘비가 있다.  

 

 

 

 

 

 

 

 

 

 

 

 

 

 

 

 

 

 

 

 

 

여기에는 11시 30분에 도착, 1시간 30분을 걸었다.

  

 

가을을 남기고간 사랑

 

박춘석/ 작곡

Werner Thomas-Mifune/ cello

Carmen Piazzini/ piano

ttp://cafe.daum.net/45tp/HDcL/54

 


 

영화 <晩秋> 이만희 감독, 신성일, 문정숙 주연.

1976년 상영했다. 나는 이 영화를 보았는지 아닌지 기억이 없다.

필름이 없어졌다고 한다.

체격과는 다른 문정숙의 노래 “겨울이 가고 세월이 가도…… 아름다운 꿈만을 가슴 깊이 안고서 말없이 말없이 나는 가야지……” 당시 이런 가사의 영화 주제가는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어디서나 들을 수 있었다.

 

1981년 金洙容 감독이 김혜자, 정동환 주연으로 다시 만들었다.

35세의 남혜림, 그녀는 부정한데다가 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죽였다. 10년 형을 받고 “무덤 속 같은” 대구교도소에서 8년을 복역하고 2박 3일의 휴가를 받는다.

그녀는 동대구역에서 17시 20분 출발하는 영주행 기차를 탄다. 교도관과 함께. 맞은편 의자에 얼굴에 신문을 덮고 자는 척하는 허접한 사나이. 영주역에서 국수를 사먹으며 사나이는 말을 건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교도관은 여기서 남혜림에게 짧은 자유를 준다.

강릉행으로 바꾸어 탄다. 영주에서 강릉 가는 무궁화호, 예전 설악산 등산 갈 때 자주 탔다. 저녁 9시쯤 부산에서 출발하여 영주에 도착하면 12시 50분쯤 된 것으로 기억한다. 15분쯤 기다리면 청량리에서 오는 강릉행 기차가 왔다.

기차는 아침에 강릉역에 도착했다. 예전에는 역 바로 곁에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었다. 그녀는 속초행 버스를 탄다. 사나이는 먼저 버스에 타고 있었다. 헤어지고 만나고. 사나이는 운명처럼 따라다닌다.

 

그녀는 속초항에서 꽃을 사고, 배를 타고 등대 근처에 있는 어머니 산소로 간다. 벌초를 한다. 벌초라고 해야 무덤의 풀을 집어뜯는 것이다. 사나이가 벌초를 도와준다. 그녀는 처음으로 입을 연다. “고마워요”. 말은 불확실한 상황을 분명하게 만든다. 

어스름에 택시로 설악동 설악파크호텔로 간다. 커피숍에서 같이 커피를 마신다. 사나이는 방 열쇄를 주면서 2시간만 기라리라고 한다.

그는 택시를 타고 속초항을 가서 사람을 죽인다.

그가 호텔에 돌아와보니 그녀는 시계를 남기고 떠났다. 시간, 시간에 따라 인간은 만나고 헤어진다.

내일, 그녀는 강릉에서 영주로 가는 3시 기차를 타야한다. 거기서 교도관을 만나고, 다시 대구교도소로 돌아가야 한다.

사나이는 쫓아와 영주행 열차를 타고 다시 그녀와 만난다. 그녀는 처음으로 기쁨을 마음껏 나타냈다. 사나이는 운명처럼 다가온다.

한밤중에 영주역에서 동대구행 기차를 갈아탄다.

교도관이 나타난다. 내일 아침 8시까지 대구교도소로 가야한다.

가는 도중 기차가 급정차 한다. 무슨 사고가 났단다.

그들은 잠깐 차에서 내려 낙엽 위에 피묻은 바바리코트를 깔고 어울린다. 남혜림은 삶의 의지를 찾고, 둘은 서로의 운명을 건다.

새벽에 동대구역에 도착한다. 교도소 앞 간이식당에서 국수를 먹는다. 따뜻하다. 남혜림은 가슴이 따뜻한 남자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사나이는 옷을 사준다. 옷은 국수처럼 따뜻하다. 마음의 따뜻함을 국수와 옷으로 표현했다. 그게 부족했던지 사나이는 목도리를 풀어준다. 만추의 싸늘함은 인생의 추위이다.

 

그녀는 2년 후 오늘, 호수가 있는 그곳에서 만나자고 한다. 그리고 이름을 묻는다. 김민기. 김민기 그의 이름이 처음으로 나타난다. 그는 이미 체포되었다. 김민기는 아버지, 어머니가 누군지도, 고향이 어딘지도 모른다. 기억 속에 누나만 있다. 폭력조직의 멤버였다. 조직에서 배신당하자 두목을 죽인 것이다.

2년 후 그녀는 감옥에서 나왔다. 스산한 바람이 불고 눈발이 흩날리는 날 그곳에서 기다린다. 김민기는 올 수 없다. 감옥에 있으니까.

“그 사람 반드시 와. 꼭 와 줄 거야. 그때도 그랬으니까.”

 

남혜림은 처창한 마음으로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다. 이때의 무대가 청주가로수길이다. 그녀는 가로수 길을 걷는다. 스산한 초겨울, 플라타나스 낙엽이 바람에 날린다.

‘고독’이라는 문제를 제법 심도있게 다루었다. 작가는 고독이 사회적인 데서 기인한다고 보고있다. 그 정도로 만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