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천지는 자애롭게 키우지는 않는다. 만물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 있다.
성인도 자애롭게 돌보지는 않는다. 백성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 있다.
老子, <帛書 道德經>, 제5장
박희준 평석, <백서 도덕경- 노자를 읽는다>, 까치, 1991.
“仁”은 자애로움, 불쌍히 여김, 친밀하게 지냄, 인정, 마음 써 줌, 동정함, 키우다 등의 뜻이 있다.
“芻狗”는 짚으로 만든 개다. 제사 때 쓴다.
고대 제사에는 이것을 곁들여서 화를 물리치고 복을 불러들이는 상징물로 사용하였다.
울긋불긋 온갖 장식을 다하여 화려하게 꾸며 만들지만 제사가 끝나면 길에 버려 지나가는 사람들이 밟고 다니게 했다.
소철(1039~ 1112)은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천지는 사사로움이 없으며 만물이 스스로 그러하게 맡긴다. 그래서 만물은 저절로 태어났다가 저절로 죽어간다. 천지가 못 살게 굴어서 죽음이 오는 것도 아니고, 천지가 자비로움을 베풀어서 태어나는 것도 아니다. 비유하자면 짚을 엮어서 개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일이다. 제사 상에다 모셔놓고 극진하게 꾸며서 받든다. 어찌 사랑한다고 아니할 수 있으리오. 제사가 끝나면 버린다. 어찌 미워한다고 아니 할 수 있으리오.
성인이 백성을 대하는 일도 이와 같다. 특별히 해를 주는 일도 없으니 백성들이 그 천성을 다한다. 죽고 삶과 얻고 잃음에 천자는 관여하지 않는다. 비록 일찍이 사랑을 베푼 일이 없었다고 해도 사랑은 큰 것이니라.”
하늘에는 아무런 의지가 없으며 사람의 길흉화복은 하늘에 달린 것이 아니라 사람 자신에 달렸다.
그 자체의 존재법칙에 따라 그저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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