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시집

찔레꽃- 안도현

추연욱 2022. 6. 25. 12:00

찔레꽃

 

안도현

 

봄비가 초록의 허리를 몰래 만지다가

그만 찔레 가시에 찔렸다

 

봄비는 하얗게 질렸다. 찔레꽃이 피었다

 

자책, 자책하며 봄비는

무려 오백 리를 걸어갔다.

 

안도현 시집, <북향>, 문학동네,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