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술령

우리말로 '수릿재'로도 불리는 치술령(치述嶺·766.1m)은 울산 울주와 경북 경주의 경계를 짓는 고개다. 그 고갯마루에 오르고 내릴 때면 으레 전설이 굳어 바위가 된 망부석 두 곳을 들른다. 하나는 경주 망부석이고, 다른 하나는 울산 망부석이다. 이름도, 전설도 같은 바위다.

치술령 산행은 망부석 두 곳을 거치면서도 울주에서 올라가 울주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로 짰다.

박제상기념관∼칠조3길∼콩두루미재∼갈비봉 삼거리∼경주 망부석∼치술령 정상∼울산 망부석∼법왕사∼한튀미저수지∼박제상기념관 순이다. 총 7.5㎞로, 점심시간을 포함해 4시간 30분으로 족하다.

박제상기념관에서 산길 초입까지 2.1㎞는 포장도로다.

박제상기념관 주차장에서 오른쪽 만화로를 따라 걷다 '칠조3길' 표지판이 나오면 그 길로 쏙 들어간다. 골목 안쪽이 비조마을인데, 마을로 70여m를 들어가면 세 갈래 길이 나온다. 거기서 전봇대의 산&산 리본을 확인한 뒤 왼쪽으로 돌면 산길로 이어갈 수 있다. 골목이 헷갈리면 아예 지도를 보고 '칠조3길'을 따라가도 된다. 참고로,

울산 시내버스 318번을 타면 비조마을 앞에서 내릴 수 있다.

칠조3길이 끝나는 지점부터 산길이 시작된다.

산길 입구에 경주 이씨 무덤 두 기가 서 있으니 이를 이정표 삼으면 된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 콩두루미재까지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콩두루미재에는 네 방향을 나타내는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이 김 씨 부인의 넋이 새가 되어 날아갔다는 국수봉의 은을암(2.5㎞) 방향이고, 왼쪽은 치술령이다.

능선에는 철쭉과 소나무 군락이 잇따른다.

군락 사이로 가끔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어슴푸레 동해가 조망된다. '헬기장 이정표 사거리'에 이르면 법왕사에서 올라온 길과 만난다. 사거리 다음에 갈림길이 나오는데, 어느 쪽을 선택해도 정상에 갈 수 있다. 그러나 망부석을 거치려면 오른쪽으로 향해야 한다.

 

하산은 울산 망부석을 거쳐 호미지맥을 살짝 밟고 지나가는 것으로 했다. 정상에서 울산 망부석까지의 500m가 호미지맥의 일부다. 울산 백운산 주변부터 포항 호미곶까지의 구간을 일컫는다. 울산 망부석은 바위보다 덱이 먼저 보인다. 덱 아래가 망부석이다. 바위에 '망부석'이란 한자어가 씌어 있다는데, 굳이 확인하지는 않았다. 망부석 오른쪽은 참새미로 이어진다. 참새미는 '참샘'을 뜻하며, 김 씨 부인이 기도할 때 연명한 물도 여기서 뜬 것이라고 전한다.

법왕사부터 콘크리트 도로가 이어지는데, 한튀미저수지와 옻밭마을을 지나면 원점인 박제상기념관까지 멀지 않다.

귀가 버스는 옻밭마을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시간이 있다면 박제상기념관도 들러보자. 흥미로운 옛 이야기를 문화해설사로부터 들을 수 있다.

대중교통은 부산동부시외버스터미널(051-508-9400)∼언양시외버스터미널(1666-1006)∼은편(칠조마을)순으로 이어간다. 부산∼언양은 50분, 언양∼은편(칠조마을)은 25분 걸린다.

부산∼언양은 오전 6시 30분 첫차가 운행하고, 이후 20분 간격으로 배차된다. 40분 걸림. 3천300원. ㈜세원 언양영업소 052-264-2097.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318번(요금 1천200원)을 타고 종점인 은편에서 내린다. 은편에서는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박제상기념관과 옻밭마을, 비조마을 등에서도 승하차가 가능하니, 등산 때에는 비조마을(칠조3길 앞)에서 내리고, 하산 때는 옻밭마을에서 승차하면 편하다. 318번 첫차는 삼남에서 오전 7시 출발하며, 이후 2시간 간격으로 배차된다. 삼남∼언양시외버스터미널은 10분 거리다.

귀가 땐 은편에서 오후 2시 50분, 5시 50분, 8시(막차) 버스를 이용해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 와서 부산 행 시외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울산여객 언양영업소 052-264-2525. 울산시청 대중교통과 052-229-4211. 백현충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