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에코트레일 4. 봉화 임기교~청량산 입구
소천면 임기교에서 출발하여 임기소수력 취수보~임기소수력발전소~아름나루~석문(자라 바위)~멀골 솔밭~합강~삼동2리(아래황새마을)~국도 35호선~삼동1리~ 봉화소수력발전소~낙동강 시발점~명호교~벼랑 덱 길~백용담 출렁다리~관창2교~오마교~청량교(청량산 입구)까지 27.7㎞를 10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임기소수력발전소가 막아놓은 둑에 갇힌 물이 저수지 같다. 우렁차게 흐르던 강이 힘을 잃었다. 유독 봉화군에 소수력발전소가 많은 것은 강의 협곡이 원시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서이리라. 물돌이 하는 곳에서 강을 막아 산 너머 반대편으로 떨어뜨리면서 발전을 한다. 문제는 보를 막아 내려오는 물을 죄다 모은 뒤 전기모터로 끌어올려 떨어뜨리기에 보 아래는 물이 마른 건천으로 변해버린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수력발전도 꼭 친환경적인 것은 아니다. 최소한 안동호까지 원시 낙동강은 거침없이 흘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변에 감자밭이 있다.
감자밭이 끝나는 지점에서야 강이 제 모습을 찾았다. 강물은 여울을 만나 포효하기 시작한다. 길은 이제 강과 육지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나 있다. 정원수로나 보던 꽝꽝나무가 강변에 더러 있어 신기하다. 정원수가 아닌 자연 상태의 꽝꽝나무는 처음 보는 것이다.
한 굽이를 돌아가니 솔숲이 울창한 마을이다.
지형도에는 아름나루라고 해 놓았다. 여기서부터 멀골 솔밭까지는 차량이 다닐 수 있지만, 차도는 명목뿐이다.
석문이 있는 걸 보니 여기도 동천(洞天·이상향)이다. 강물 속에서 석문을 향해 목을 길게 뺀 자라 바위는 볼수록 기묘하다.
■가 보지 못한 화시무
멀골은 예전에 달이 춤추는 마을이라 하여 무월곡(舞月谷)이라고도 했다.
윗마을에서 멀다고 해서 원곡(遠谷)이라고 부른 것이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 '휴대전화 서비스 불가' 지역. 멀골에서 다행히 강변으로 길이 새로 생겼다. 예전에는 산 위로 올라서 삼동마을까지 한참 우회해야 했으나 최근 봉화군이 물굽이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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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서 일광욕하며 화려한 무늬를 뽐내는 풍뎅이. |
멀골 솔밭의 쉼터에서 강을 바라보며 한참을 쉬다가 다시 출발한다. 전화도 안 되고, 전봇대도 없고, 집도 없다. 오직 강가에 길 하나가 있을 뿐이다. 관중이 무성한 숲은 이국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바위 위에서 해바라기를 하는 풍뎅이 한 마리가 있다. 자연만이 낼 수 있는 푸른 형광과 자주색의 오묘한 날개 장식에 그만 감탄한다.
절벽으로 길이 이어지더니 흑염소가 먼저 반기고, 이내 합강 나루터다.
귀틀집 한 채가, 강 건너에 또 한 채가 있다. 귀틀집 주인은 6·25전쟁 때 부모님 손을 잡고 원래 옹기를 굽던 이곳 합강으로 피란을 왔다가 정착했단다.
강 건너는 쪽배로만 갈 수 있는데 동생이 거기에 산다고 했다.
합강에서 봉화소수력발전소까지는 아직 길이 없다.
봉화군에 물어보니 '예정 중'이라고 했다. 아쉽지만 이름이 예쁜 화시무 마을을 가보지 못하고 아래황새마을로 올랐다. 오래된 정자에서 아예 신발까지 벗고 쉬면서 밥을 먹었다. 물이 제일 맛있다.
마을을 벗어나는데 사구동천(絲邱洞天)이란 글씨가 초서로 새겨진 바위가 있다. 황새마을도 '동천'이었던 것이다. 35번 국도로 잠시 외도를 하다가 삼동1리로 다시 내려선다. 길가에 취나물 잎을 하나 따서 입에 넣었다. 씁쓰레한 맛에 기운이 불끈 났다.
봉화소수력발전소가 있다.
이명박 정부 때 건설된 것이라고 하는데 보 높이가 어마어마하다. 그나마 다행이랄까 댐의 낙차를 이용해서 발전하기에 보 아래 강이 마를 일은 없다. 멀리 세월교에 사람들이 여럿 있다. 영주에서 휴일을 맞아 꺽지 낚시를 온 영주서부초등학교 6학년 최세훈 군 가족이었다. 강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좋은 놀이터다.
■예던길이 예서 시작
강 건너로 명호면 소재지가 보인다.
제법 강폭이 넉넉한 강줄기 하나가 낙동강과 몸을 섞는다.
선달산 아래에서 발원해 춘양면을 지나서 내려오는 운곡천이다.
합수머리에 봉화군에서 '영남의 젖줄 낙동강 여기서 시작되다'란 커다란 비석을 세웠다. 행정 구분과 상관없이 강이 제 모습을 갖추는 의미라면 낙동강 시작점을 그렇게 보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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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이 운곡천(왼쪽)과 만나는 합수머리. |
'낙동강 발원비'부터는 예던길의 시작이다.
퇴계 이황 선생이 도산서원에서 청량산을 오가던 길을 예던길로 복원했는데 그 길을 이곳까지 연장해 놓았다. 덕분에 국도를 걷는 불편함은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 예던길 1구간은 청량산 입구 청량교까지 9.1㎞ 거리다.
명호교까지는 강의 좌안으로 걷는다.
고계마을을 지나자 벼랑으로 덱 길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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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골 솔밭 가는 길에 만난 멋진 소나무. |
백용담 출렁다리
아래쪽 공사용 보 위로도 강을 건널 수 있었다.
낙동강 우안을 따라 관창2교로 걷는다.
여울을 만난 얕은 강에 커다란 바위가 신선의 바둑돌인 양 널려 있다. 이색적인 풍경이다. 오마교에서 다시 강을 건너 반대쪽으로 간다.
취재 협조=낙동강유역환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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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에코트레일 4구간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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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에코트레일 4구간 구글 어스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산&길] <556> 낙동강 에코트레일 4. 봉화 임기교~청량산 입구 길잡이
[산&길] <556> 낙동강 에코트레일 4. 봉화 임기교~청량산 입구 산행지도


- 낙동강 에코트레일 4구간 출발지인 경북 봉화군 소천면 임기교로 가기 위해서는 봉화군 춘양면으로 가야 한다.
- 부산에서 춘양으로 바로 가는 버스는 없다.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1688-9969 )에서 우선 안동으로 간다.
- 안동시외버스터미널(1688-8228)에서 춘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서 다시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고 임기교로 가야 한다. 부산에서 4시간 30분 이상이 걸린다.
춘양공용버스터미널(054-672-3477)에서 임기교로 가는 농어촌 버스(대곡 순환행)는 하루 2대밖에 다니지 않는다.
- 우련정행이나 재산행 버스를 타고 봉화군 소천면 임기리 '골마을 정류장'에서 내려 조금 걸으면 된다.
- 버스 시각은 터미널에 문의하면 된다. 소천면 개인택시(011-501-7676, 010-3522-2422)나 춘양택시(054-672-3277)를 이용하면 편하다.
- 열차로도 부산에서 춘양까지 갈 수 있다.
- 무궁화호가 하루 한 대 다닌다. 부전역에서 오전 9시 12분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타면 춘양에는 오후 2시 10분에 도착한다. 요금은 1만 9천600원이다. 수영역이나 해운대역, 기장역에서도 이 열차를 탈 수 있다.
4구간 종착지인 봉화군 명호면 청량산도립공원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교통편 역시 안동을 거쳐야 한다.
- 청량산도립공원 사무소(054-679-6653)에 물어도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청량산에서 안동으로 가는 67번 버스(안동경안여객 054-821-4071)가 하루 5차례(06:50 10:20 13:20 16:20 18:40) 운행한다.
- 안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대구 고속터미널이나 부산으로 바로 가는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안동역(1544-7788)에서 부산으로 가는 열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
출발지 인근 춘양이나 종착지인 청량산 도립공원 사무소 근처에 숙박지나 식당이 많다. 다만, 에코트레일 4구간은 휴대전화가 안 되는 곳이 대부분인 것을 감안해서 모든 준비를 사전에 완벽하게 하고 진행해야 한다.
청량산 도립공원 입구는 식당과 민박 등 편의시설과 대형 주차장, 청량산박물관 등 볼거리도 많다. 퇴계가 즐겨찾던 명산인 청량산을 찾는 이도 많으니 시간을 내서 기왕 갔을 때 둘러보는 것이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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