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이포와 입암
일월산 동쪽 용화동에서 발원하여 흘러내려 온 반변천과, 서쪽에서 발원한 청계천이 합수되는 곳이 南怡浦이다. 또 길가에 촛대처럼 높이 솟은 바위가 선바위[立岩]이다. 여기에는 남이장군이 아룡과 자룡을 물리친 이야기가 전한다.
아룡과 자룡은 이 근방 석백리의 운룡지에 사는 용의 두 아들이라고도 하고, 세조때 이 지역의 土賊이라고도 한다. 이들 형제가 역모를 일으키자 남이장군이 이곳에 와서 그들을 평정했다. 또 이 부근은 역모를 꾸밀 무리들이 생겨날 지형이니 청계천의 물길을 돌려야 한다며 칼을 내리쳐 산맥을 잘랐는데, 그때 마지막으로 칼질한 흔적이 선바위라 한다.
남이 장군은 역모를 꾀했다는 모함을 받아 죽은 세조때의 장수이다. 역모에 얽혀 죽은 남이장군을 기리는 민간의 심리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5월 5일 답사
오일도 시인의 길,
조지훈 문학길,
봉화 춘양목 솔향기길,
영월 김삿갓문학길로 계속 이어진다.
영양군 일월면 용화2리(대티골)~우련전 마을 8.3km
청송~영양~봉화~영월의 마을길 · 산길을 잇는 ‘외씨버선길’ 영양 1차 구간(8.3㎞)이다. 수십년간 방치돼 울창한 숲을 이룬, 포장되지 않은 옛 31번 국도가 일월산 자락에 굽이친다.
일월산(1219m)은 경북 영양군 북쪽 일월면 · 청기면과 봉화군 남쪽 재산면 경계에 솟았다. 경북 내륙에서 해돋이 · 달돋이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해서 일월산이다.
“음기가 강한 산”이다. 음습한 골짜기마다, 치성 드리고 도 닦는 토속신앙인들 흔적이 널렸다.
① 아랫대티골 들머리 31번 국도변 일월자생화공원.
산 경사면에 콘크리트 구조물은 1939년 일제가 일월산에서 채굴한 금 · 은 · 동 · 아연 등 광물을 처리하려고 만든 ‘용화광산 선광장’이다. 유일하게 남은 일제강점기 선광장 흔적으로, 2006년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1936년 코이토 슈사쿠가 광업권을 등록하고 1939년부터 채광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선광장은 구리, 아연 등을 선별하던 곳으로 일월산 자락을 따라 금속을 캐내던 채광 시설과 캐낸 원석을 성분에 따라 선별하던 선광장이 단계별로 공정에 따라 계단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광복과 한국전쟁 등으로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면서, 1976년 폐광될 때까지 금, 은, 구리, 납, 아연 등을 생산했다. 지금은 광업권은 소멸되고 영양군 소유가 되었다.
현재 일월산 자생화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입구에 옛 용화광산변전소의 관사도 남아있다.
<향토와 문화>, 62권, 대구은행, 2012.
1976년 폐광됐지만, 수십년 제련 과정에 사용된 독성물질과 중금속 침출수로 주변은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불모지였다고 한다.
2001년 오염된 토양을 밀봉 ·매립하고 일월산에서 자라는 꽃을 심어 자생화공원을 조성했다.
이곳은 주차장이 좁다.
오른쪽으로 2km 오르면 넓은 주차장이 있다.
② 공원 옆은 통일신라시대 용화사 터다. 용화리 삼층석탑이 있다.
용화2리는 아랫대티 · 윗대티로 나뉜다. ‘대티’란 봉화 쪽으로 넘어가던 일월산 ‘큰 고개’를 뜻한다. 아랫대티부터 윗대티 들머리까지는 물길 따라 오르는 마을길 · 숲길이다. 아랫대티는 1968년 울진 · 삼척 무장간첩 침투 때, 산골 주민을 이주시켰던 마을. 당시 이주민이 살던 공동주택 3동이 남아 있다.
③ 물길 축대를 따라 상류로 오른다. 낙동강 지류의 하나인 반변천 최상류 물길이다. 물길 · 마을길 탐방로는 주민들이 오가던 길을 참조해 주민들이 확정했다고, 주민들이 길을 다듬고 나무다리 놓았다고 한다.
④ 폐교된 용화초등학교 터와 잣나무 오솔길 지나 물길 따라 윗대티 들머리로 가는 동안 물가 산밑에 폐광 입구 2곳이 있다. 농산물 가공공장 옆 폐광은 주민들이 ‘본항’으로 부르는 중심 갱도 들머리다.
대티골은 무속인들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대티골 들머리에 세워진 대형 간판을 보면 그 내용을 알 수 있다. ‘일월산 토속신앙 본거지 총본산’ ‘무속인 전문 기도도량’ ‘천지신명당’ ‘무교대학’ ‘황씨부인당 상당’ ‘허공 기도처’ ‘당산’ ‘굿당’…. 물길에도 바위 밑에도, 무속인들이 신성시하는 선녀탕 계곡에도 촛불 밝히고 음식물 놓았던 흔적이 즐비하다.
마을 주변 밭은 온통, 고추밭, 감자밭이다.
⑤ 윗대티 들머리 갈림길에서부터, 널찍한 흙길이 산허리를 향해 굽이쳐오르는 옛 31번 국도가 시작된다. 용화2리 통나무정자 쉼터에 앉아 이장님 얘기를 들었다.
일제강점기엔 일월산 주변에서 캔 광물과 벌채한 나무들을 실어나르는 통로였다. 20년간 흙길이 방치되며 울창한 숲길이 됐고, 그 덕에 옛 국도는 2009년 생명의숲이 선정한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에 이름을 올렸다.
윗대티 들머리부터 칠밭목 삼거리까지 3.5㎞ 구간으로, 이번에 조성된 외씨버선길의 일부다. 옛 국도는, 이 길로 어떻게 산판용 트럭 ‘지에무시’(GMC)와 버스가 오갔을까 싶게 굽이가 심하고 좁다. 그러나 숲을 즐기며 걷기엔 과분할 만큼 넓고 아늑한 길이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류가 빽빽이 우거지고, 다래덩굴 · 칡덩굴 뻗어오른 어두운 숲길에선 솔향도 나고 더덕향도 난다. 귀룽나무(구룡목) 흰 꽃잎들이 내려앉아 숲길을 밝혀준다.
‘영양 28㎞’. 굽잇길에 남은, 낡고 녹슨 이정표 하나가, 이 길이 차량이 오가던 옛 국도였음을 알려준다.
소나무들 깔린 숲길 주변은 ‘송이 산’이다.
⑥ 나무의자 쉼터가 있는 ‘진등’엔 빨강·연녹색의 우체통 2개가 서 있다. 희망우체통이다. “주민들이 낸 아이디어예요. 빨강 우체통에서 엽서를 꺼내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서 연녹색 우체통에 넣으면, 주민들이 1년 뒤 엽서를 부쳐줍니다.” 지금은 비어 있으나, 주민들은 곧 엽서를 갖춰놓고 ‘우편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⑦ 칠밭목(칡밭목) 삼거리에서 잠시 시멘트길, 다시 비포장 흙길이 이어진다. 옛날 주변이 온통 칡밭이었던 데서 칠밭목이란 이름이 나왔다. ‘영양군 일월면’과 ‘봉화군 소천면’ 경계임을 알리는 또 하나의 옛 국도 표지판을 지나면, 1987년 만들어 세운 ‘토종벌 보호지역 안내 표지판’이 선 삼거리를 만난다. 왼쪽은 일월산 정상 오르는 길, 오른쪽은 봉화 갈산리 우련전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⑧ 내려가는 길은 시멘트로 포장돼 걷는 맛은 떨어지지만, 빽빽이 우거진 낙엽송 숲과 그 숲을 거쳐 불어오는 초록 바람이 싱그러워 견딜 만하다. 길 왼쪽으론 흐르는 작은 물길이 이어진다.
⑨ 영양터널 앞, 31번 국도와 만나는 우련전 마을이 도착점이다.
雨蓮田(우련밭)은 蓮花浮水形의 명당이 있다 해서 나온 이름이다. 조선말 신유박해를 피해 들어와 살던 천주교 신자들이 희생된 순교지이기도 하다.
국도 건너 낙엽송 숲길도 아름답다. 내년 초 완성될, 봉화군 소천면과 영양군 수비면 경계지역을 따라 이어지는 2차 외씨버선길 조성 예정 구간이다.
■ 주실마을(경북 기념물 제78호) 조지훈 생가와 시비 -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
주곡리 주실마을은 한양 조씨 동족마을로, 한양 조씨는 350년쯤 전에 조광조의 친족의 후손들이 사화를 피하여 이곳에 들어와 마을을 이루었다.
조지훈의 생가는 조선 인조때 이곳에 온 시조 조전의 둘째 아들 조정형이 지은 집으로 주실마을 대종가인 호운종택이다. 6․25때 일부가 불타고 1963년 크게 고쳐 지었다. 생가 앞에 조지훈 시비가 있다.
▴ 半邊川-일월산(1,219m) 동쪽 윗태리 부근에서 발원하여 3개 읍면을 지나 13개 지천과 합류하여 총길이 109.4km의 지방 2급 하천이다. 발원지에서 남류하여 일월면 장군천을 지나 차츰 강의 형태를 보이고 영양읍을 지나 입암 남이포에서 동천과 합류하면서 수량이 풍부해지고 깊은 소를 형성하며 영양군 마지막 지점인 입암면 흥구리를 뒤로하고 청송군을 지나 입암댐을 지나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낙동강 동쪽 원류이다.
반변천은 동국여지승람에 대천이라 기록하였으며 태백산의 남쪽 방향을 따라 깊은 협곡을 이루며 흐르는 嵌入曲流형으로 하천 주위에 비옥한 평야를 형성해 풍족한 농산물을 제공하고 수려한 자연환경과 함께 조지훈 시인 등 여러 문인들이 탄생시켰으며 다양한 생태계의 보고로 영양 고유의 토종 어종, 수달 및 희귀동물의 서식장 소 데공 등 생태적으로 건강한 하천으로 우리 곁을 묵묵히 흘러가고 있는 영양군민의 젖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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