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역~ 구시장·태사묘~ 임청각·신세동 전탑까지 5㎞
1. 안동역에서 시작한다.
안동역 옆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챙기고, 역 안쪽에 증기기관차 시절 근대 유적. 철길 몇 개 건너면 일제강점기 때(1940) 세운 급수탑①(등록문화재)이다. 물을 끌어올려 저장해 뒀다가 수압을 이용해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했다. 전국 역에 20여개가 남아 있으나 대개 흉물로 방치돼 있다고 한다.
2.역을 나와 옆 주차장으로 간다. 동부동 5층전탑②(보물)과 당간지주③가 서 있다. 전탑은 본디 7층이었으나 현재는 5층만 남았다. 통일신라시대 절 법림사 터다.
3. 역 앞 건널목 건너 안동 옛 도심으로 들어선다. 안동 주요 도심은 안동성이 있던 옛 도심(구시장)과 천리천 둑방 너머 신시장 거리, 그리고 최근 새 번화가로 떠오른 옥동 지역이다.
구시장 골목으로 가는 길에 음식의 거리. 간고등어집·찜닭집도 있으나 한우 숯불갈비 집들이 특히 많이 보인다. 그렇다. 안동은 또 한우 사육 마릿수가 도내에서 경주 다음으로 많은 곳이다. 안동이 경주보다 더 많이 가진 건 뭘까. 전탑이다. 안동은 전탑의 도시다. 국내 5개의 전탑 중 3개가 안동에 있고, 전탑 터나 모전탑(전탑을 모방한 석탑)도 수두룩하다. 경주엔 전탑이 없다.
4.문화의 거리로 들어선다. 차없는 거리에 패션점·카페가 즐비하다. 옛 도심은 옥동 새시가지 형성으로 위세가 약해졌지만, 패션 1번지 명성만큼은 여전하다. 주말 저녁 문화의 거리 광장에선 음악회도 열리고 각종 공연도 벌어진다.
남문동 거리 지나 구시장 쪽으로 걷는다. 남문동은 옛 안동성(안동도호부) 남문이 있던 곳이다. 남문 누각엔 신라 성덕왕 때 만들어진 아름다운 종이 걸려 있었다고 한다. 이 종은 조선 세조 때 왕실의 절이 된 오대산 상원사로 옮겨졌다. 이 종이 국보 36호 상원사 동종이다. 안동성은, 성곽·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동네 이름과 표지석으로만 남았다.
시장 골목으로 들어서니 떡볶이·순대·튀김 골목과 찜닭 골목④이 이어진다.
5. 시장을 나와 큰길 건너 사장둑으로 간다. 10여년 전 복개한 천리천 둑길을 사이로 구시장 쪽과 신시장 쪽이 나뉜다. 구한말 궁술(활쏘기)을 연마하던 자리에 쌓은 둑이다. 사형을 집행하던 장소였다는 설도 있다.
사장둑 아래쪽 골목길이 베전골목⑤이다. 안동포가 거래되는 곳이다. 일제 때부터 베전이 들어서며 형성된 시장이다. 몇 해 전까지도 장날(2, 7장) 새벽이면 집에서 베틀로 짠 베를 머리에 이고 나온 할머니들과 상인들이 붐볐다는 곳이다. 지금 골목에 남은 베전은 다섯 집.
6. 시청 부근 북문삼거리에서 북문터 표지석을 보고,
7. 태사묘⑥로 향한다. 안동(옛 이름 영가·길주·복주) 역사의 중심엔 세 성씨가 자리하고 있다. 안동김씨·안동권씨·안동장씨다. 후삼국시대에 왕건을 도와 후백제 견훤을 물리친 세 공신, 즉 세 성씨의 시조가 되는 김선평·권행·장정필 세 태사의 위패를 모신 곳이 태사묘다. 경내 보물각엔 금장식 허리띠 등 공민왕 하사품들과 세 성씨 집안에 전해내려오던 유물 22점(보물)이 보관돼 있다. 해설사가 상주한다.
8. 태사묘를 나와 잠시 걸어 웅부공원⑦ 뒷문으로 들어선다.옛 관아가 있던 곳인데 공원으로 꾸몄다. 공원엔 800여년 풍상을 겪어온, 府神木으로 불리는 거대한 느티나무가 있다. 옛날 안동부사가 부임하면 가장 먼저 이 나무에 제를 올렸다고 한다. 공원 안엔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⑧, 안동문화원도 함께 있다. 콘텐츠박물관은 유물 없는 박물관이다. 안동 전체 문화재를 영상에 담아 게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체험케 하는 영상박물관이다. 안동문화원 앞마당에선 월~금요일 저녁, 이퇴계 선생의 운동법으로 알려진 ‘활인심방’ 무료 강습이 열린다.
9. 동문 터와 안동볼링센터 앞을 지나 임청각으로 간다. 법흥교로 이어지는 고가도로 밑 왼쪽이다. 오른쪽에 기찻길 두고 걸으면 고한옥 건물들이 다가온다. 조선 중기에 건립된 고성이씨 종택인 임청각⑨과 또다른 고성이씨 종택인 탑동종택⑩, 그리고 국보 16호 ‘신세동 7층전탑’⑪이 모여 있다.
임청각은 99칸짜리 양반 살림집이었으나 지금은 70칸 정도가 남아 있다. 안채·사랑채·행랑채와 크고 작은 마당의 배치가 이채롭다. 임청각 현판 글씨는 퇴계 선생의 것이다.
별당형 정자인 군자정 안엔 이현보·이항복 등의 시 편액이 걸려 있다. 이 집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령(국가원수)을 지낸 석주 이상룡 등 아홉명의 독립운동가가 배출됐다고 한다. 사당 건물이 있는데 위패를 모시진 않는다. 관리인 이상동(50)씨는 “이상룡 선생이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떠날 때 마지막 제사를 올리고 신위를 땅에 묻어버렸다”고 말했다.
현재의 임청각 문은 대문이 아닌 중문이다. 일제강점기에 철길이 마당을 관통하고 지나면서 수십칸 건물과 대문이 사라졌다. 철길 너머 찻길 한가운데엔 몸통 잘린 굵직한 회나무가 보호철망에 갇혀 있다. 이씨는 “이 자리가 집 안마당이었다”며 “400살 난 보호수였는데 2년 전 누군가 잘라버렸다”고 했다.
10. 신세동 7층전탑. 탑 옆으로 차단벽을 친 철길 둑이 바짝 붙어 있어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힌다. 전탑도, 임청각도 예전처럼 탁 트인 낙동강 물길을 바라볼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4대강 사업보다는 문화재 살리기가 훨씬 다급해 보인다. 여기까지 5㎞를 걸었다.
⊙ 걷기 도착점인 신세동7층전탑에서 철길 굴다리를 나가 안동댐 쪽으로 1㎞ 남짓 가면 월영교 건너서 석빙고·민속촌·안동민속박물관·드라마세트장 등을 볼 수 있다. 월영교 건너기 전 도로가에 헛제삿밥·간고등어 등을 내는 전문식당들이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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