懸崖撒手
道川 冶父
得樹攀枝未足奇 가지를 잡고 나무에 오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나
懸崖撒手丈夫兒 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장부로다.
水寒夜冷魚難覓 물은 차고 밤도 싸늘하여 고기 찾기 어려우니
留得空船載月歸 빈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 오도다.
懸崖撒手란 벼랑에 매달려 잡고 있는 손을 놓는다는 뜻으로,
손을 놓으면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손을 놓는 용기나,
결단을 말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결연한 의지를 말할 때 인용하는 글귀 중 하나다.
역대 선승들의 화두를 모아놓은 <碧岩錄)>에 전한다.
金剛經 冶父頌
道川 冶父
山堂靜夜坐無言 산중에 집 고요한 밤 말없이 앉았으니
寂寂寥寥本自然 고요하고 고요해서 본래 이러 하구나
何事西風動林野 무슨 일로 서풍은 잠든 숲 깨워
一聲寒雁淚長天 한 소리 찬 기러기 장천을 울며 가는고
道川 冶父, <金剛經五家解>
道川 冶父스님은 속성은 秋씨요 이름은 三이다. 생몰연대가 뚜렷하지 않다.
다만 송나라(1127-1130)사람으로 군의 執方職에 있다가 齊東의 道謙선사에게 道川이라는 호를 받았고,
淨因繼成의 인가를 얻어 臨濟의 6세 손이 된다.
그는 특히 <금강경>을 통해 자기의 견해를 송으로 후학들에게 많이 알려졌는데,
간결하면서도 한번에 내리치는 듯한 그의 活句가 백미이다.
우리가 성철스님의 선시로 알고 있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도 사실 도천 야부스님의 선시다.
山是山水是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佛在甚麽處 부처님은 어느 곳에 계시느냐?
船居寓意
千尺絲綸直下垂 천 길 낚시 줄 곧게 드리우니,
一波纔動萬波隨 한 물결 움직임에 만 물결 따라 이네.
夜靜寒水魚不食 밤은 고요하고 물 차가워 고기가 물지 않으니,
滿船空載月明歸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네.
冶父 道川 스님의 偈頌이다. 야보 도천은 송나라 때의 승려다.
생몰연대는 알 수 없다. <金剛經五家解>에 도천의 게송이 실려있다.
월산대군(1454~1488)은 이런 시조를 지었다.
이름은 이정, 조선 재9대 성종(1469~1544 재위)의 친형이다.
호는 風月亭, 평생 시와 술을 즐기면서 풍류생활을 하였다.
지었다기 보다는 번역이라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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