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녁의 소묘 5
한 강
죽은 나무라고 의심했던
검은 나무가 무성해지는 걸 지켜보았다
지켜보는 동안 져녁이 오고
연둣빛 는들에서 피가 흐르고
어둠에 혀가 잠기고
지워지던 빛이
투명한 칼집들을 그었다
(살아 있으므로)
그 밑동에 손을 뻗었다
한강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락과 지성사, 초판 51쇄 2024. 초판 2013.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한강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기슴과 가슴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1979년
'여백 > 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이 물드는 이유/ 한승수 (0) | 2024.09.13 |
---|---|
5월 어느날/ 목필균 (1) | 2024.08.05 |
소게 小憩/ 유치환 (0) | 2024.07.10 |
주막에서/ 김용호 (0) | 2024.07.10 |
이제 살 만큼 살았고 볼 만큼 보았다/ 장윤우 (0) | 2024.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