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시집

갈꽃이 피면/ 송기원

추연욱 2021. 11. 5. 01:13

갈꽃이 피면

 

송기원(1947~)

 

갈꽃이 피면 어이하리

함성도 없이 갈채도 없이, 산등성이에서

너희들만 눈부시면 어이하리

눈멀고 귀멀어 하얗게 표백된어

너희들만 나부끼면 어이하리

아랫녘 강가에는 기다리는 처녀

아직껏 붉은 입술로 기다리는 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