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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에- 2014년 1월 30일

추연욱 2014. 1. 30. 21:19

 

 

설날 아침에- 2014년 1월 31일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에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운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김종길 시집 <성탄제>, 1969.
 


 

 

 

아리랑 관현악곡

한국민요/ 최성환(1936~1981) 작곡

New York Philharmonic's concert/ 2008년 평양

Lorin Varencove Maazel(1930~) 지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