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산행 자료

백운산

추연욱 2016. 7. 30. 22:48



백운산(515m)

산행은 백운산 정상과 지리산 둘레길 8구간(덕산~운리) 일부를 거쳐 백운동 계곡을 따라 하산하는 코스다.

총거리는 약 11㎞로 4시간30분가량 걸린다.


산행은 백운리 번덕마을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도로를 건너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10분쯤 후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30m가량 걷다가 도로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포장도로를 따라 10분쯤 더 가다 포밭재에서 왼쪽 임도로 접어든다. 15분가량 경사가 완만한 임도를 오르다 갈림길에서 왼쪽 자드락길로 들어선다. 가파른 비탈이 이어지는 데다 잡초가 우거져 길을 찾기가 어려우니 반드시 본지 리본을 확인해야 한다.

30분가량 올라가면 백운산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하산한다. 30분쯤 내려오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10m가량 가면 지리산 둘레길 8구간을 만난다.

해발 400m 안팎의 높은 지대에 자리한 8구간은 지리산 둘레길 전체 22곳 가운데 참나무가 가장 많이 자라는 곳이다.

이 길을 걷는 40여 분간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머리가 맑아지면서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백운동 계곡이 나오면 둘레길과 결별한 뒤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5㎞ 백운동 계곡 따라 하산.


 '백운동에서 놀며'라는 시에서 그 일단을 볼 수 있다. '

천하 영웅들이 부끄러워하는 바는(天下英雄所可羞·천하영웅소가수)/

일생의 공이 유 땅의 제후로 봉해진 것이라지만(一生筋力在封留·일생근력재봉유)/

푸른 산의 봄바람은 끝없이 불어(靑山無限春風面·청산무한춘풍면)/

이리저리 쳐봐도 거두어 평정하지 못한다네(西伐東征定未收·서벌동정정미수)'.

남명은 시에서 장량의 고사를 인용해 욕심을 경계했다.



南冥 曺植(1501~1572)이 지리산 자락에 정착한 건 1561년이었다.

처가가 있던 경남 김해시 대동면 주동리와 본가인 합천군 삼가면 외토리에 각각 산해정(山海亭)과 뇌룡정(雷龍亭)을 지어 제자를 가르치다, 61세가 되어서야 산청군 시천면 원리에 산천재(山天齋)를 세우고 평생 그리던 지리산 곁으로 온 것이다.


산천재 옆에는 천왕봉(1915.4m)을 비롯한 지리산의 준봉들이 하늘과 맞닿은 채 의연히 뻗어 있고, 앞으로는 지리산 뭇 계곡의 물줄기를 받아 안은 품 넓은 덕천강이 유유히 흘러간다.

남명은 72세로 타계할 때까지 산천재 주위의 대자연 속에서 노닐며 호연지기를 길렀다.

그 호연지기는 '마음을 올곧게 닦아 행동을 바르게 한다'는 남명의 '경의(敬義) 사상'에 응집돼 있다.

남명은 지리산에 열두 번 오르기도 했지만, 먼 곳을 유람하지 않을 때에는 주로 산천재와 가까운 단성면 백운동 계곡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리산 웅석봉 중턱에서 발원해 덕천강으로 유입되는 이 계곡의 길이는 5㎞에 이른다.

계곡에는 백룡(白龍)이 꿈틀대며 날아오르는 듯 구불구불 층을 이룬 흰 암반을 타고 맑은 물이 쉼 없이 흘러내린다.

'남명이 지팡이와 신발을 벗어 놓고 쉬었다'는 뜻이 담긴 '남명선생장구지소(南冥先生杖屨之所)' 등 남명과 관련된 각자가 계곡 곳곳에 새겨져 있다.






   

남명 선생이 남겼다고 하는 백운동(白雲洞), 용문동천(龍門洞天), 영남제일천석(嶺南第一泉石), 남명선생장지소(南冥先生杖之所) 등의 글자가 암석에 새겨져 있다. 선생은 이곳에서 '푸르른 산에 올라보니 온 세상이 쪽빛과 같은데 사람의 욕심은 그칠 줄을 몰라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도 세상사를 탐한다'라는 시문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산청군 단성면 백운리 백운계곡 입구에서 시작해 계곡 바닥으로 내려선 뒤 줄곧 계곡만 타고 오른 후 지리산길 갈림길도 통과, 중간에 끊어진 임도까지 갔다가 곧장 출발지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계곡 전체를 섭렵하는 것이 아니라 딱 절반만, 그러니까 편도 2.5㎞만 올랐다가 하산할 때는 서쪽 임도를 따른다. 오를 때 2시간, 내려설 때 40분 정도면 되니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따지면 2시간40분짜리 초미니 코스다. 하지만 계곡에서 만나는 수많은 비경 앞에서 휴식을 취하며 피서를 즐기다 보면 사실 몇 시간이 걸릴지 예측할 수 없다.

   
백운계곡 하류에 있는 와폭인 용문폭포.

백운계곡 입구 주차장에서 백운교를 건넌 후 지리산길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우측 오르막 임도를 따른다. 펜션과 산장, 민박집이 잇따라 나오는가 싶더니 오른쪽으로 백운계곡의 비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아함소라고 불리는 길다란 소(沼)는 깊고 푸른 물 웅덩이에서 서기가 뻗쳐 오르는 듯한 기운이 느껴진다. 용이 살다가 승천했다고 해도 믿을 수 밖에 없을 정도다.

잠시 후 화장실과 대피안내도, 간이 매점이 있는 곳을 지나자마자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선다. 길이 30m 이상되는 긴 와폭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날씨인데도 몇몇 피서객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폭포를 그대로 타고 오르면 또다시 펼쳐지는 거대한 암반. 사실 백운계곡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암반덩어리나 마찬가지니 놀랄 필요도 없다. 왼쪽에 용문천(龍門川), 용문폭포(龍門瀑布)라는 글자가 쓰여진 바위가 보인다. 용문천 바위 왼쪽으로 좀 더 돌아가보면 남명선생장지소(南冥先生杖之所)라는 음각 글귀도 보인다. 남명 선생이 즐겨 찾아 휴식과 사색을 하던 곳인가 보다.


이어지는 계곡도 크고 작은 폭포와 소의 연속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폭포가 사람이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규모와 형세를 갖추고 있어 계곡산행자들에게는 더없이 편하다. 어떻게 계곡이 이런 형태를 띨 수 있을까 싶다. 물장구 치면서 수많은 폭포를 거슬러 1시간 정도 오르면 높이 5m가량의 대형 폭포가 나온다. 일명 백운폭포다. 직폭이면서 깊은 소를 가진 이 폭포는 쌍폭보다 더 인상적인, 백운계곡의 수십개 폭포 가운데 대표격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빼어난 모양을 갖추고 있다. 좀 더 오르면 높이 2m 정도의 직탕폭포가 나온다. 취재팀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옷을 입은 채 그대로 폭포 밑에 서서 온몸으로 물줄기를 받아들인다. 시원함의 극치요, 여름 계곡산행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다. 이 폭포를 지나 10분쯤 가면 지리산길 이정표가 있는 통나무다리를 만난다. 이 길을 통과, 직진해서 좀 더 오르면 2~3개의 폭포가 더 나오고 이윽고 계곡의 중간 지점인 끊어진 임도에 닿는다. 임도를 타고 끝까지 오르면 우측으로 웅석봉, 좌측으로 감투봉과 용무림산 감수봉 수양산 등으로 갈 수 있다.

좀 더 계곡을 타고 올라도 되지만, 취재팀은 이번 산행의 목적이 원형 그대로의 계곡 물줄기를 내달리는 특집 피서산행이라고 보고 하산키로 결정한다. 빗줄기가 더 굵어지면 계곡산행이 위험해진다는 점도 참고했다. 왼쪽으로 돌아서 임도를 따라 내려서는 데는 40분 정도면 충분하다. 길을 따라 내려서다가 계곡에 몸을 담고 싶으면 언제든지 뛰어 들어도 무방하다. 이 계절이 아니면 그런 호사를 누리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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