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頭榴山 神興社 凌派閣記/ 西山大師

추연욱 2015. 2. 17. 11:09

 

 

頭榴山 神興社 凌派閣記

 

西山大師 休廷

朴敬勛 역

 

세상에서 말하기를 바다 가운데 세상이 있는데 두류산이 그 하나다라고 한다. 두류산은 우리 동국의 의 두 남방 사이에 있다.

그 산에 절이 있는데 이름을 신흥사라 하고, 절이 있는 골짜기는 이름을 花開洞이라 한다.

골짜기는 협착해서 마치 사람이 병 속을 드나드는 것 같다.

동으로 바라보면 蒼莽한 골짜기가 있으니 청학동이라, 푸른 학이 살고 남으로 바라보면 강 위에 있는 두어 봉우리는 백운산이니, 흰 구름이 난다.

골짜기 가운데 한 마을이 있어서 네댓 집이 사는데 꽃과 대나무가 어지러이 비치고 닭 울음과 개 짓는 소리 서로 들린다. 거기 사는 사람들은 衣冠이 순박하고 毛髮도 예스러우며 생계는 다만 밭갈기와 우물 파는 것뿐이요, 서로 찾고 만나는 사람은 다만 늙은 스님뿐이다.

 

골짜기에서 절문에 가려면 남으로 수십 걸음쯤 되며 동 · 서의 두 시내가 합해 한 골짜기의 물이 되었다. 맑은 물은 돌에 부딪쳐 굽이치면서 소리를 내는데 놀란 물결이 한번 뒤치면 雪花가 어지러이 날리니 참으로 奇觀이다.

시내의 양쪽 언덕에 수천의 돌소[石牛]와 돌염소[石羊]가 누웠으니 이 물건은 처음 하늘이 험한 곳을 만들면서 반드시 그 靈府를 숨기려 한 것이다. 겨울에 얼음이 얼고 여름에 비가 오면 사람이 서로 왕래하지 못하므로 깊이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嘉靖 辛酉年1 여름에 그 德士 玉崙道友 祖演에게 부탁하여 시냇가에 누워있는 돌소와 돌염소를 채찍질하여 기둥을 만들고 한층의 긴 다리를 놓았다. 다리 위에는 다섯 칸의 높은 누각을 짓고 붉은 빛으로 곱게 색칠한 뒤에 그 다리 이름을 紅流라 하고 그 누각 이름을 凌派라 하였다. 그 형상됨이 밑으로는 黃龍이 물결에 누워있고 위로는 붉은 이 하늘을 날으니, 형세는 端例의 黿閣과 같으나 張儀의 龜橋와는 아주 다르다. 산승이 이곳에 이르면 선정에 살고, 騷客2이 이르면 시에 고민하고, 도사가 이르면 뼈를 바꾸지 않고 바로 가벼운 바람을 탄다. 그리하여 · 의 두 사람은 마음을 먼 하늘에 붙이고 몸을 뜬 구름에 맡기어, 때로는 지팡이를 짚고 나와서 그 사이에서 한가히 읊조리기도 하고, 혹은 차를 마시기도 하며, 혹은 기대어 눕기도 하면서 장차 늙음이 오는 것을 모른다.

 

또 누각됨은 높아서,

백 척 위에 올라서 별을 따는 情趣가 있고,

눈이 천리에 트여 하늘에 오르는 정취가 있고,

외로운 따오기와 떨어지는 노을은 藤王閣3에 "……落霞與孤騖齊飛 저녘 노을은 짝 잃은 기러기와 나란히 날고 秋水共長天一色 가을 물빛은 높은 하늘과 같은 색이다 ……"라 하였다.' height="14">의 정취가 있으며,

하늘 밖의 삼산은 鳳凰樓4에, "……三山半落靑天外 삼산 푸른 하늘은 반쯤 솟아 있고……"라 하였다.' height="14">의 정취가 있으며,

맑은 내와 꽃다운 물은 黃鶴樓의 정취가 있으며,

떨어진 꽃이 물에 흐름은 桃源5." height="14">의 정취가 있고,

가을은 비단에 수놓은 듯한 단풍으로 赤壁6에서." height="14">의 정취가 있으며, 좋은 손님을 맞고 보냄은 虎溪의 정취가 있다.

 

또 짐을 진 사람이나 짐을 인 사람이나 밭가는 사람,

고기 낚는 사람, 빨래하는 사람,

목욕하는 사람,

바람 쏘이는 사람, 시를 읊는 사람······.

그리고 나아가서는 고기를 구경하는 사람이나 달을 감상하는 사람, 누구나 이 누각에 오르면 모두 그 즐거움을 즐기게 되니 이 누각이 사람의 흥취를 돕는 것이 또한 적지 않다.

 

그뿐이 아니라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나 얼음이 얼고 눈이 올 때에도 물을 건너는 사람의 옷을 걷어 올리는 수고가 없으니 내를 건너게 하는 그 공도 또한 크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누각 하나가 이루어짐으로써 온갖 즐거움이 갖추어져 있으니 어찌 반드시 賢者라야만 이것을 즐긴다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옛날 하늘이 영부를 숨겼던 것을 한탄하였더니 지금 이 두 사람이 구름을 꾸짖고 그것을 열어 내어 디어 산과 절과 골짜기와 시내로 하여금 세상에서 이름을 숨기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維摩詰7의 수단을 얻어 이 누각을 넓히어 천 칸 만 칸, 심지어 끝이 없는 칸 수의 큰 집을 만들어 널리 천하 사람들을 두루 수용하게 할 수 있을 건가  

가정 갑자년8 봄에 적는다.

 

<淸虛堂集> 제3권

 

한국명저전집 7, 선가귀감, 서산대사집,  신화사, 1983.   

 

  1. 1561년. [본문으로]
  2. 詩人, 墨客 [본문으로]
  3. '당나라 초기 시인 王勃(647~ 674)의 <騰王閣序 [본문으로]
  4. '李白(701~762)의 시 <登金陵鳳凰臺 [본문으로]
  5. 東晉(317~ 420)의 陶淵明(365~427)이 지은 <桃花源記 [본문으로]
  6. 宋나라 사람 蘇東坡(1036~ 1101)의 <赤壁賦 [본문으로]
  7. 부처님 생존시 거사 유마힐이 문병을 온 사람들을 위해 그 방장을 넓히어 많은 사람들을 다 수용하였다함. [본문으로]
  8.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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