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영시

여우와 포도/ 라 퐁텐느

추연욱 2024. 5. 17. 12:15

여우와 포도 Le renard et les raisins

 

라 퐁텐느 Jean de la Fontaine(1621~ 1695)

 

어느 교활한 또 어떤 사람들이 허풍장이라고 말하는 여우가,

거의 배고파 죽게 되었을 때, 높은 곳에

분명히 잘 익고 자줏빛 껍질로 덮인

          포도넝쿨을 보았다.

꾀 많은 여우는 그걸 즐거이 식사로 하고 싶었지만

          닿을 수 없었으므로:

<포도가 너무 파래, 그는 말했다. 종놈들이나 먹기 꼭 알맞겠어>    

          뭐 불평할 수밖에 좋은 방법이 있을라구?

 

 

 

 

 

여우와 포도

어떤 배고픈 여우가 포도넝쿨 아래를 지나가다가 거기에 매댈려 있는 먹음직한 포도송이를 발견하였습니다.여우는 그것을 따려고 하였읍니다만 높아서 도저히 딸 재주가 없었으므로 단념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떠나가면서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저 포도는 익지 않았어!"

 

* 사람들은 제 힘이 미치지 못하여 일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공연히 때가 좋지 않은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소푸스 Aisopos

헤로도투수 Herodotus의 <역사>에 의하면 이솝은 사모스라는 다도해 상의 희랍계 소 왕국의 시민 이하타몬의 노예였다고한다. 일설에는 노예 아닌 친척이라고 했다.

그는 생전에 이미 재치있는 우화 작가로 유명했다는데,

희랍 본토에서 델포이에 흘러 갔다가 신전의 컵을 훔쳤다는 혐의를 받고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그후 델포이 사람들은  이솝 살해의 보상을 이아다몬의 손자에게 지불했다 한다.

또 다른 문헌에 의하면 이솝은 못생기고 키마저 작은 기형아인 데다가 말더듬이였다고 한다.

 

이솝으로 대표되는 우화들의 수집, 기록은 기원 전 삼백 년경의 아테네에서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 같다.

로마제국에 이르러 기원 전 2세기의 시인 바브리오스 Babrlos가 이솝우화 123편을 골라 운문으로 표현한 것이 널리 보급되었다.

 

조동화 편, <이솝 우화집>, 샘터사, 1989.

 

 

갈매기와 참조개와 어부

 

큰 참조개가 바닷가에서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마침 이것을 본 갈매기는 참조개의 붉은 조갯살이 먹음직해였으므로 주둥이로 그것을 쪼았습니다.

깜짝 놀란 참조개가 입을 다무는 바람에 갈매기는 주둥이가 거기에 물려 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갈매기가 그것을 빼려고 한참 애를 쓰고 있을 때 지니기던 한 어부가 이것을 보고,

    "이거 참 괜찮은 떡인데---"

하면서 둘 다 한꺼번에 붙잡아 버렸습니다.

 

 

임금을 원하는 개구리들

 

개구리들은 자기에게 임금이 없는 것이 불안하여 신령님께 임금을 보내 달라고 애원하였습니다.

신령님은 개구리들이 똑똑하지 못한 것을 알고 나뭇조각 하나를 늪에 떨어뜨려 주었습니다.

그러자 개구리들은 처음에는 그 떨어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 모두 늪 속에 숨었습니다만,

나뭇조각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떠 있기만 하는 것을 보자 물 위로 나와 그 위로 올라 앉아 놀 정도로 바보 취급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따위 임금을 모시게 된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더시 신령님께 처음의 임금보다 더 날쎈 분을 보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러자 신령님은 그들의 원대로 무섭고 날쎈 물범을  보내주었습니다.

결국 개구리들은 그 물뱀에게 잡아 먹히고 말았습니다.

 

 

 

방울과 쥐

 

쥐들이 모여 회의를 하였습니다.

이 집의 고양이가 우리 쥐들을 자구만 잡아 먹으니 어떻에 하면 고양이가 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을까?

----그것을 의논하기 위하여서였습니다.

한 쥐가 일어서서 말하였습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 놓으면 되겠습니다. 그 놈이 우리에게 오려먼 움직여야 할 텐데 그러면 방울이 소리를 내거든요.

우리는 그 소리를 듣고 일찌감치 도망을 치면 되는 것입니다."

모두들 그의 생각에 감탄을 하여 손뼉을 쳤습니다.

이에 늙은 쥐가 일어서서,

"그 생각은 정말 훌륭하오. 그런에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소.

여러분 중에 그것을 할 수 있는 분이 있으면 이 앞으로 나오시오."

그 러나 어느 쥐도 앞으로 나서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