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인도행
[부산/ 12월 4일, 수요일] 아미산 둘레길과 몰운대 일몰
추연욱
2019. 12. 5. 06:36
[부산/ 12월 4일, 수요일] 아미산 둘레길과 몰운대 일몰
아미산 전망대에서
1시 45분에 도시철도 1호선 낫개역에서 출발한다.
서림사, 1시 55분
응봉봉수대, 3시 10분.
화분을 엎어놓은 것 같은 응봉봉수대
오늘 먹을 것이 푸짐했다.
떡, 카스테라, 묵, 지짐, 포도주 등.
어느 분의 정성인지 살피기도 전에 먹기만 했다.
늦게 감사드린다.
홍티고개, 3시 50분.
아미산 전망대, 4시 10분.
먼 나무인지 몰랐는데, 알보 고니 "먼나무"란다.
가까이 있어도 먼나무, 멀리 있어도 먼나무.
서방은 동쪽에 있어도 서방,
남편은 북쪽에 있어도 남편이지.
"우산 셋이 나란히 ……."
12월의 독백
오광수
남은 달력 한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둘러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Alexander Glazunov(1860~1903)
The Seasons, O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