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시집
김용택/ 그리운 것은 다 산뒤에 있다
추연욱
2018. 6. 2. 07:27
그리운 것은 다 산뒤에 있다
김용택(1948~ )
이별은 손 끝에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산 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쓸쓸히 서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