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영화

영화 <臥虎藏龍>

추연욱 2015. 10. 4. 23:52

 

 

영화 <臥虎藏龍>

 

李安 감독의 2000년 작품이다.

리무바이 周潤發,

소련 楊紫瓊,

소룡 章子怡 ,

소호 張震.

 

얼핏 보아도 무협 영화계의 최고 배우들이다. 

 

<와호장룡>이란 무슨 뜻일까? 

영어 제목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을 보면 간단하다. 'crouching'은 '몸을 쭈그리다. 웅크리다. 굽실거리다' 등의 뜻이 있고, 'hidden'은 '숨어있다'의 뜻임은 모두 안다. 왜 몸을 쭈그리고 있는지, 숨어 있은지가 문제이다.

'호'는 반천운이라는 산적 소호의 이름에서, '용'은 소룡에서 따온 것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왜 소호를 와호, 소룡을 장룡이라 했을까?

 

'臥龍藏虎'라는 말이 있다.

와룡은 승천하기 위해 용틀임하고 있는 용이다. 저 제갈공명이 와룡선생이 아니던가.

장호는 먹이를 잡기 위해 숲속에 몸을 숨기고 기다리고 있는 호랑이이다. 모두 도약을 위한 웅크림이다. 

그러나 <와호장룡>이면 뜻은 전혀 달리진다. 

'와호'는 배가 불러 누운 호랑이, '장룡'은 숲에 몸을 숨긴 겁쟁이 용을 뜻한다. 뜻을 이루지 못한 영웅이란 의미다. 

 

1. 19세기 청나라 말,

무당파 수제자 리무바이(이모백)가 소련이 있는 표국으로 찾아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는 수련을 마치고 오는 길이다. 그의 수련은 검술 수련이며 종교적 수행이다.

 

리무바이가 소련에게 말한다.

“나는 내적 최고 경지인 무아의 경지에 이르렀소. 환한 빛 속에 감싸여 시공이 소멸되어 버린 경지에까지 이르렀소.

무엇인가 나를 뒤로 물러서게 하는 무언가가.”

-그것이 무엇인가요?

"나는 깨우침을 얻지 못했소. 그 대신 나는 끝없는 아쉬움과 비애를 느꼈소. 나는 그것을 도저히 견디어 낼 수가 없었소. 그래서 나는 폐관 수련을 중단하였소.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중단하여야 할 것 같소.

강호를 떠날 테니 청명검을 북경의 패대인(패륵야)에게 전해주시오. 그는 검을 가치있게 쓸 사람이오."

 

 

- “당신은 모든 것을 종결하고 나와 함께 해요. 나는 북경에서 당신을 기다릴께요.”

"아마도."

 

애매한 대답이다. 사랑에 적극성이 없다. 그는 우유부단하고 무기력하다.

이 영화의 주제는 사랑이다. 리무바이와 소련, 소호와 소련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그들은 모두 어리석은 선택을 했기 때문에 사랑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그 아련한 슬픔과 회한이 이 영화의 아름다움이라면 아름다움이다.

 

소련은 이모백과 의형제 간인 맹사조란 사람과 약혼했다.

어느날 싸움이 벌어져 맹사조는 이모백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죽는다.

이후 소련과 이모백은 서로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마음에 커다란 짐으로 자리한다.

리무바이는 소연을 사랑하지만 죽은 친구 때문에, 소연은 리무바이를 사랑하지만 죽은 약혼자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어느쪽도 사랑을 말하지 못하고, 그저 서로 바라보고 짐작할 뿐이다.

 

어쩌면 드러내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하는 동양인의 사랑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낭만적이고 아름답기도 하다.

그러나 뜨뜻미지근하고 비현실적다. 이런 사랑은 언제나 끝없는 회한으로 남는다. 

어느 쪽이든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해 불확실한 상황을 분명한 상황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상대방은 받아들이든지 거절하든지 상황을 분명히 해야한다.

  

수행의 결과 시공을 초월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으면 리무바이는 영웅이다. 무예뿐 아니라 깨달음에 이른 보살이다.

영웅은 그에 따른 사회적 사명이 있다. 그것은 하늘의 뜻에 따라 인간을 구제하는 것이다.

뛰어난 무예로 부패와 타락과 악이 판을 치는 강호를 평정할 수도 있다.

이미 청명검을 버렸으니 강호를 떠나 보살로서 중생을 제도하는 일에 몸바칠 수도 있다.

아니면 소련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세속적인 삶을 살 수도 있다.

 

그런데 그는 어느 하나도 하지 못한다. 과거에 얽매여 어떤 일에도 딱부러지게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그의 그런 우유부단은 자신은 물론 자기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소련과 소룡에게도 고통을 주게된다.

이는 천명의 거역이다. 여기서 그의 비극은 시작된다.  

 

소련은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북경으로 가야한다.

리무바이는 스승의 묘소에 가야하기 때문에 둘은 잠시 헤어진다. 

소련은 리무바이와 만날 것을 약속하고 북경으로 떠난다.

 

청명검은 진나라 이전에 만든 것으로 400년 이상의 내력을 지닌 명검이다.

맑고 밝은 세상을 이루는 검, 정의롭게만 쓰는 검이라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검은 사람을 죽이는데 쓰는 물건이다.

이름처럼 맑고 밝은 것이 아니다. 정의를 위해 사용했든 아니든 그 칼에 수많은 사람의 피와 원혼이 맺혀있다. 

이 청명검을 매개로 리무바이와 소련, 소룡이 연결되어 있다.   

 

2. 북경으로 화물을 나른 소련은 철륵패에게 청명검을 전하고 그 집에서 리무바이가 오기를 기다린다.

 

패대인은 소련에게,

“나는 서로를 위하는 너의 생각을 알고있다. 벌써 몇 년째야. 네가 다른 사람에게 보일 만큼 용기가 없었단 것을 부끄러워해야 할 노릇이다. 서로가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감정이 무르익었을 때는 비록 위대한 영웅이라도 바보천치가 될 수 있다.”

 

패대인은 두 사람 사이를 알고있다. 이 현명한 늙은이는 소련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숨기지 말라고 가르친다.

 

경성치안책임자 구문제독 옥대인의 딸 소룡이 이  집에 손님으로 와 있어 소룡과 만난다.

소룡은 결혼하게 되어있다. 그녀의 결혼은 정략결혼이다.

그녀는 강호인의 삶을 동경한다. 소설 속의 영웅처럼 살고 싶어한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아버지가 주선한 정략결혼을 받아들인다.

 

3. 그날밤에 철륵패 집에 복면을 한 도둑이 들어 청명검을 훔쳐 달아난다.

소련이 쫓아가 거의 잡을 뻔했지만 지붕에서 독침이 날와와 놓치고 만다. 도둑이 구문제독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다.

그러나 고관의 집이므로 더이상 쫓지 못한다.  

 

 

  

 

푸른여우는 소룡의 유모이며 스승이다. 그녀는 옥대인의 집에 숨어있었다. 

 

4. 리무바이가 북경에 도착한다.

소련과 리무바이는 소룡을 쫓는다. 청명검을 찾아야 한다. 또 리무바이는 스승을 독살한 푸른여우를 찾아 복수해야 한다. 

  

이때 산시성, 간수성 검찰관 곡예와 그의 딸이 나타난다. 그는 자신의 상관과 아내를 독살한 푸른여우를 찾아 복수하기 위해서 온 것이다. 곡예와 푸른여우가 한창 싸움을 하는 중에, 마침 리무바이가 나타나 푸른여우를 잡으려 하는 순간 또 다른 여우 복장을 한 검객이 나타난다. 그녀는 청명검을 가지고 있었다.

두 여우는 싸움이 불리해지자 옥대인의 집으로 피신한다.

이 싸움에서 리무바이는 두 번째 여우가 무당파 비전인 무당심결 검법을 사용하는 것과, 두 번째 여우가 청명검을 훔쳐잔 소룡임을 알아낸다. 

 

이 싸움에서 감찰관은 푸른여우에게 죽는다.

관리를 죽인 푸른여우는 어쩔 수 없이 구문제독부를 떠난다.  

 

예전에 푸른여우는 리무바이가 구화산에서 폐관연검을 하는 동안 무당파에 숨어들어 무당파 비전인 <반주심결>을 훔치고, 리무바이의 사부를 독살했다.

 

소룡은 유모 푸른여우에게 무예를 배웠다.

글을 모르는 푸른여우는 제자 소룡에게 글을 해석하게 하여 무당파의 비법 무공을 익혔다.

그러나 소룡은 <반주심결>의 핵심 부분을 스승에게 알려주지 않고 몰래 익혀 스승보다 무예가 더 뛰어났다. 

 

5. 결혼을 앞둔 소룡의 방에 신장의 산적 두목이며, 소수민족의 지도자인 소호(반천운)가 찾아온다.

 

지닌 날 소호는 소룡의 아버지가 서역 신장으로 부임해 가는 행렬을 습격하여 소룡의 빗을 빼았아 달아난다.

 

소룡은 빗을 찾으러 소호를 쫓아가 서로 싸운다. 한 3일쯤 싸웠을 것이다.   

소호가 딴데 정신을 팔고있는 동안 뒤에서 소호의 머리를 내리치고 빗을 찾아 달아나지만 사막에서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 헤메다가 쓰러진다.

소호가 구해온다.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얼마 동안 여기서 함께 지내다가, 소호는 가지 않겠다는 그녀를 보내며,

"나는 별들 중 가장 빛나는 별을 발견했어."

 

소룡은 빗을 소호에게 주고 부모에게 돌아간다. 

소호는 산적답지 않게 순수한 인간이다. 헌신적으로, 진정으로 소룡을 사랑한다.  

 

소룡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것이다.

소호는 마음에 없는 결혼을 그만두고 자기와 함께 사막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그러나 소룡은 지난날의 약속과는 달리 냉정하게 뿌리친다.

소호는 소룡에게 빗을 돌려주고 떠난다. 

 

 

소룡과 소호를 맺어주는 옥빗은 부귀영화라는 세속적 가치를 상징한다. 옥의 고운 빛깔은 여인의 감추어진 욕정을 상징한다.

소룡과 소호는 사회적, 신분적 지위를 무시하고 본능적 사랑에 빠진다. 

소룡에 대한 소호의 사랑은 맹목적이고 그만큼 헌신적이다.

그러나 소룡의 사랑은 헌신적이지는 않다. 그녀는 소호와 사랑 행위만 했을 뿐, 사랑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신분적 특권을 포기하면서 소호와의 사랑을 계속할 생각이 없다.

소호는 그녀에게 은근한 사랑고백을 하지만, 소룡은 단 한 번도는 소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만큼 소룡은 경박한 현실적주의자이고 영악한 인간이다.

 

그러나 소호는, 다음날 용이 결혼식장으로 가는 행렬에 난동을 부려 결혼은 무산되고 만다. 이것은 목숨을  건 행위이다.

소호는 군사들에 포위되었다.

리무바이와 소련은 결혼 행렬을 지켜보며 푸른여우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다가 위기에 처한 소호를 구하고, 무당산으로 가 숨어 있으라고 일러준다.

 

 

  

 

소룡은 그 소란을 틈타 남장을 하고 청명검을 지니고 집을 떠난다. 가는 도중 화풀이로 닥치는 대로 많은 사람을 상하게 한다.

 

 

 

 

리무바이와 소련은 푸른여우를 쫓던 중 잠시 한가한 시간을 갖는다. 

"소련, 우리에게 영원한 것이라고는 없소. (스승의 말을 인용하여) 이 세상에서 우리가 움켜쥐어야 할 것은 하나도 없소. 오직 흘러가게 내버려두어야 우리는 실제적 존재를 진짜 소유할 수 있소."

 

이런 말은 깨달은 보살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청명검은 이미 버렸으니 보살행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길로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그에게는 스승의 복수라는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점이 관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모든 것은 환상이 아니예요. 제 손 이것은 진실이 아닌가요."

소련이 사랑에 다소 적극적임을 알 수 있다.

 

"항시 만나면서도 나는 감히 당신의 손을 만질 용기가 없었다오. 당신과 함께 있고싶소. 당신과 함께 있으면 마음의 평화를 느낀다오."

 

품위있는 사랑의고백으로 들린다.  

사랑이라 해서 그렇게 맑고 밝고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거기에는 욕망도 있고 그에 따른 투쟁도 있다. 그만큼 사랑을 이루는 것은 어렵다. 이처럼 애매한 태도로는 사랑을 이룰 수 없다.    

 

6. 소룡의 뛰어난 재능을 알아본 리무바이는 소룡을 설득하여 무당파 무술을 전수하여 자신의 후계자로 삼고자 한다. 그러나 소룡은 그런데 관심이 없다. 그녀는 삶에 진지함이 없다. 영웅이 될 자질을 갖추었지만 경박하고 교만하다.

   

마치 나무에 앉은 백로처럼 아름답지만 이 싸움은 좀 이상하다. 소룡은 리무바이의 상대가 아니다. 리무바이는 소룡을 다치게 할 생각은 없다. 설득하여 제자로 만들려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사랑싸움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소룡을 제자로 만들 마음이 절실했면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길 수 있었을 것이다.

 

 

 

리무바이와 소룡을 이어주는 모티브는 청명검다. 소룡은 청명검에 엄청 집착한다.

검은 남성의 상징이다.

리무바이의 소련에 대한 애매한 태도는, 소룡이 리무바이에게 묘한 감정을 일으키게 한다. 

또 리무바이가 소룡에게 은근한 감정을 갖는 것으로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나무 위의 싸움에서 라무바이는소룡을 기절시킨다. 이때 푸른여우가 나타나 소룡을 채어간다.

  

 

리무바이와 소련은 가출한 소룡의 뒤를 쫓다가 푸른여우와 마주친다.

푸른여우는 소룡의 배신에 대한 원한으로 소룡을 향하여 독침을 쏜다. 리무바이는 소룡을 구하기 위해 푸른여우와 결투를 벌이는 과정에 푸른여우의 독침을 맞는다. 

그는 독침 하나를 막지 못했다. 이것이 실수일 수는 없다. 독침은 소련도 감찰관도 피했다. 입신의 경지에 든 그가 실수할 리는 없다. 그것은 천명을 거역한 영웅의 운명이다.

 

 

트로이 전쟁 때 반인반신인 영웅 아킬레우스는 싸움 상대가 되지 않는 애송이 팔레스가 쏜 화살, 곧 아폴론이 쏜 화살이 아킬레스 건으로 파고들어 죽지 않던가. 이것은 신에게 버림받았기 때문이다. 

 

소룡은 해독약을 구하러 간다.

18세의 소녀, 배신과 기만으로 살아온 영악한 소룡. 이제 자신을 찾는다. 그러나 그녀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죽음과 해독제. 어느쪽이든 기다릴 수밖에 없다.

 

리무바이는 죽음에 이르러 비로소 처절한 사랑의 고백을 한다. 

“나는 내 모든 삶을 허비하였소.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소. 난 항상 당신을 사랑해왔소. 구천을 떠도는 영혼이 되더라도 나는 항상 당신 곁에 남아있을 것이오. 당신 없이 극락으로 들어가기 보다는 차라리 구제받지 못하는 원귀로 남아있을 것이오. 당신의 사랑 때문에 비록 떠도는 혼일지라도 난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오.”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죽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런 처절한 고백은 아름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아닐 수도 있다.  

련은 이 말 때문에 남은 생을 회한으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소룡이 해독약을 구해 돌아오니 리무바이는 이미 죽었다.

  

 

 

 

리무바이의 죽음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미노스, 테세우스, 헤라클레스, 오디세우스-의 죽음과 비슷하다.

영웅답지 않게, 허망하게 죽는다.

영웅은 다른 영웅과의 싸움에 죽어서는 안된다. 그러면 더 높은 단계의 영웅들을 층층이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영웅은 운명으로 죽어야 한다. 무언가 신에 불경한 댓가로 신에게 버림받아 그렇게 허망하게 죽는 것이다.

 

중국 문학에 나타나는 영웅-<수호지>의 양산박의 108영웅들은 추악한 인간세상을 아름답게 유지하는 사명을 띠고 사람의 몸으로 태어난다. 온갖 시련을 겪고 영웅의 반열에 올라,  영웅의 사명을 다하고 장렬하게 싸우다가 비장하게 죽는다. 죽어서는 그들의 본향인 하늘의 별자리로 돌아간다.

 

그러나 리무바이는 그리스의 영웅들처럼 허망하게 죽는다. 

아테네 최고의 영웅 테세우스가 어떤 불경으로 신에게 버림받았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살펴보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테세우스를 민주정치 지도자라 평가했다.

아테네 왕위에 오른 테세우스는 아티카를 통일하여 국가의 기초를 다졌다. 그리고 최초의 왕위를 포기하고 대중들에게 민주정치를 표방하였다. 또 화폐에 황소의 형상을 새겨 농사를 장려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는 아테네 시민을 귀족 · 농민 · 상공인의 계급으로 나누었다. 귀족은 제사, 정치, 법령, 풍속을 통괄하게 했으며, 귀족은 명예로, 농민은 이익으로, 상공인은 그 수적 우세로 각자 평등한 세력을 유지하게 했다. 이로 인해 아테네는 민주정치를 꽃피울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그리스인들이 헤라클레스와 함께 최고의 영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테세우스는 아마존과 전투 중에 여전사 안티오페를 만나 결혼한다. 이들 사이에 히폴리토스가 태어났다. 안티오페가 죽자 테세우스는 미노스왕의 둘째 딸 파이드라(아리아드네의 동생)와 재혼한다. 재혼에 앞서 테세우스는 전실 자식 히폴리토스를 자신의 외가인 트로이젠에 보냈다. 

히폴리토스가 아테네로 돌아오자, 이 잘 생긴 청년을 본 계모 파이드라는 한 번만이라도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애절한 사연을 적어 보냈다.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순결을 맹세한 히폴리토스에게는 어림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히폴리토스의 이런 태도는 아프로디테의 분노를 산다.

거절당한 파이드라는 절망과 부끄러움에 자살한다.

그러면서 남편 테세우스에게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겁탈하려 해서 부끄러워 더 살 수 없다는 유서를 남긴다.  

그러자 테세우스는 이 말을 그대로 믿고 포세이돈에게 저 못된 아들을 죽여달라고 빌었다. 아버지의 오해를 받은 히폴리토스는 트로이젠으로 도망친다. 그러나 포세이돈이 보낸 바다의 괴물들이 전차를 뒤엎어 히폴리토스를 벼랑 아래로 떨어뜨려 죽인다.     

 

*테세우스의 친구 페이리투스는 신부감으로 하데스의 왕비 페르세포네를 점찍었다. 테세우스는 페이리투스와 함께 하데스의 나라로 들어간다. 그들은 명계의 왕 하데스를 만나 페르세포네를 달라고 한다.

하데스는 기가 찼을 것이다. 세상에 이런 못된 놈들이 있을까.

그러나 하데스는 태연하게 두 영웅에게 우선 자리에 앉으라고 권한다.

둘은 의자에 앉았다. 그 의자는 망각의 의자이다. 이 의자에 앉은 사람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한다. 

그 뒤 헤라클레스가 지하세계의 수문장 케르베로스를 잡으러 왔다. 헤라클레스는 테세우스를 불쌍히 여겨 하데스에게 이들을 놓아달라고 부탁한다. 하데스는 그럴 수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쉬 허락했다. 헤라클레스가 테세우스의 손을  잡고 힘껏 잡아당기자 엉덩이 살점이 떨어져 나갔지만 테세우스는 일어설 수 있었다. 그러나 페이리투스는 지하세계에서 풀려날 운명이 아니었다.

 

테세우스가 지상으로 돌아오니 아티카의 왕위는 메네스테우스가 차지하고 있었다. 테세우스는 할 수 없이 아테나를 떠나 스퀴로스 섬으로 가 조그만  농장을 가지고 살았다. 스퀴로스의 왕 뤼코메데스는 겉으로는 테세우스를 반기는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죽일 마음을 먹고 있 있었다. 어느날 테세우스와 산책하던 중에 뤼코메데스는 테세우스를 절벽 아래로 밀어 떨어뜨려 죽였다.

이것이 그리스 최고의 영웅 테세우스의 최후이다.  

 

소련은 용에게 무당산에 가서 소호를 만나라한다.

그리고 "인생에서 진정한 것이 무엇이든지 자신에게 솔직하여라" 고 한다.

사실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은 것은 소련이다. 사랑하는 이를 잃고 뒤늦게 자신에게 고하는 처절한 참회이다.

 

소룡은 무당산으로 간다.

 

무당산에 숨어있는 소호를 만나고,

속세의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빗을 버리고 떠난다.

 

무당산 깊은 계곡에 몸을 던진다.

 

 

소호의 가슴에 평생 지울 수 없는 멍을 남기고.

 

 

  

 

소룡은 이제 아무도 사랑할 수도 없고 돌아갈 곳도 없다.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던 모든 사람을 배신했다.

경박한 이기심으로 리무바이를 죽게 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화려한 무예, 빼어난 경치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분위기는 어둡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찝찝한 기분이다.

아무도 그들의 사명에 충실하지 않다.

리무바이는 영웅의 사명을 저버렸고, 사랑하는 소련에게도 성실하지 않았다.

소련은 리무바이에 대한 애매한 태도로 소룡이 리무바이에게 묘한 감정을 일으키게 했으며, 표국의 방주로서의 일에 충실하지 않았다.

소호는 사랑에 빠져 산적의 일에 충실하지 못했다. 그를 따르는 무리들은 훌륭한 지도자를 잃었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하나도 이루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매 순간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인생살이에 결단을 미루거나 어리석을 결정을 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모두 비극적 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청나라 말엽이라는 것과 관련이 있다. 청나라는 이미 망국의 길로 접어들어가고 있다.

이제 무당파니 강호니 하는 것도 이름처럼 아름답지도 않고 부패와 타락의 길을 걷는다. 말기에는 어디이나 있는 일이다.

영웅은 이제 그 할일을 잃어버렸다. 한 영웅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다. 영웅이 힘을 쓰지 못하고 할일이 무엇인지 암담한 시대이다.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평자들은 대체로 좋게 평한 듯하다.

그러나 나의 관점으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이다. 배우들의 화려한 무술에 현혹되지 않는 한.

 

와호장룡 OST.

The Eternal Vow

Yo-yo 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