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연욱 2015. 6. 8. 10:09

 

법보종찰 해인사 

 

해인사를 폭격하라

 

195112.

지리산 일대에는 한창 빨치산 토벌작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김영환 편대장이 지휘하는 공군의 유일한 전투비행대인 제10 전투비행대는 공비토벌작전에 항공지원을 맡고 있었다.

공비를 토벌하는 경찰부대로부터 긴급 지원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4대의 비행기가 사천비행장을 출발해 지리산으로 향했다. 비행기마다 각각 500파운드 폭탄 2개와 5인치 로케트탄 6, 캘리버50 기관총 1800발씩을 장비하고 있었다. 미군정찰기의 목표 제시용 연막탄이 해인사 마당에 떨어져 하양 연막을 내고 있었다. 이때 김영환 편대장의 다급한 명령이 떨어졌다. “각 기는 내 뒤를 따르되 편대장 지시 없이 폭탄을 사용하지 말라. 기관총만으로 사찰 주변의 능선을 사격하라잠시 후 정찰기에서 독촉 훈령이 내려왔다. “해인사를 폭탄으로 공격하라! 도대체 편대장은 무엇을 하고 있나?”

편대장의 제2차 명령이 떨어졌다.

각 기는 폭탄 공격을 하지 말라!” 4대의 비행기는 해인사를 지나쳐 뒷산 능선 너머에서 폭탄과 로케트탄을 빨치산들에게 퍼부었다.

천년고찰을 지키려는 김영환 편대장의 용기가 해인사를 살린 것이다.

 

임기상, <신념과 용기로 문화재를 지켜낸 사람들>, 문화재 사랑, 통권 127, 문화재청, 20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