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호남 화합의 길
영 호남 화합의 길
■ 1구간은 전남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를 출발해 섬진강의 서쪽 전남 땅을 따라 강변길을 걸어 섬진교에서 하동 땅으로 접어든다. 14.5km쯤 된다.
망덕포구는 전북 진안의 데미샘에서 발원해 550리를 흘러온 섬진강이 남해를 만나는 곳이다. 이 마을은 백두대간 줄기에서 갈라지는 13개 정맥 중 최남단에 있는 호남정맥이 바다와 만나는 망덕산(197m) 아래 있다. 백두대간의 실질적인 남쪽 끝인 셈이다.
또한 섬진강과 남해가 만나는 기수지역이어서 옛부터 전어, 장어, 백합, 굴, 재첩 등이 많이 났으며, 요즘도 매년 9월 '망덕 전어축제'가 열린다.
정병욱 가옥(근대문화유산 제341호)
1코스 출발지 망덕포구 백두대간 시종점 안내판에서 50m쯤 떨어진 곳에 있다. 1925년 지어졌고, 2007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정병욱(1922~1985년)의 아버지 정남섭은 망덕포구에서 양조장과 정미소를 함께 운영했고, 진월면장을 지냈다.
정병욱은 1940년 연희전문에 입학해 2년 선배인 윤동주(1917~1945년)와 만난다. 둘은 각별한 우정을 쌓는다. 2년 뒤 윤동주는 일본 유학을 앞두고 시 19편을 묶어 연희전문 졸업 기념 시집을 내려고 했으나 지도교수인 이양하 선생이 일제의 탄압을 우려해 만류하는 바람에 포기한다. 윤동주는 필사본 3권을 만들어 1권은 일본으로 가져가고, 1권은 이양하 교수에게, 또 1권은 후배이자 친구인 정병욱에게 맡긴다.
하지만 윤 시인은 일본 교토 도시샤대학 재학 중 독립운동을 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돼 갖은 고초를 겪다가 해방 직전인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형무소에서 만 27세의 나이로 운명한다. 그 사이 정병욱도 징용으로 끌려가게 됐다. 징집 직전 망덕포구 고향집에 들른 정병욱은 어머니 박아지 여사에게 윤동주의 시 필사본을 맡기며 “절대로 잃어버리거나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라고 당부했다.
천신만고 끝에 생존해 해방과 함께 귀국한 정병욱은 윤동주의 사망 소식을 접했고, 어머니가 고향집 마룻바닥을 뜯어내고 그 아래 묻은 항아리에 넣어 보관해오던 필사본을 꺼냈다. 나머지 2권의 필사본 행방이 묘연한 상태여서 정병욱이 보관한 이 필사본이 유일한 윤동주의 작품집이었다. 이 필사본에 '서시', '별 헤는 밤', '자화상' 등 윤동주의 대표작 대부분이 담겨 있다.
상경한 정병욱은, 형의 발자취를 찾아다니던 시인의 동생이며, 부산대,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윤일주(1927~1985)와 만나 "유고시집이라도 내자"며 의기투합했다.
그리하여 필사본에 담긴 19편에다 시인의 동창생인 강처중 당시 경향신문 기자가 갖고 있던 다른 시 몇편을 덧붙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1948년 발간했다. 백두산 너머의 간도 용정 땅과 남쪽 바닷가 마을에서 자란 두 사람의 백두대간을 관통하는 우정의 결과물인 셈이다.
윤동주와 정벙욱/ 연전시절
출발지에서 강의 서쪽을 따라 200m만 가면 만나는 “황병학 의병 전투지”라고 표시된 정자에 닿는다. 황병학은 어업권을 침탈한 일본 세력에 맞서 1908년 광양 백운산에서 산포수 100여명을 규합, 그해 가을 망덕포구에서 일본 어민과 잡화상의 배와 가옥을 불사르는 등 일제에 저항한 우국지사다.
길은 하동읍 진입 직전까지 섬진강 자전거길을 따른다. 남해고속도로 섬진강휴게소 뒤쪽 삼거리에서 청룡식당 쪽 강변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남해고속도로 섬진강대교 밑을 지난다. 영남과 호남이 고속도로를 통해 연결되는 상징적인 다리다. 이후 살짝 오르막을 치면 강 건너 멀찍이 하동의 명산인 금오산(843m)이 보인다.
30분쯤 더 가면 오사배수장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에서 맹형규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이 이 구간에 큰 애착을 보였다고 해서 “맹고불고불길”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쉼터를 지나고 빨간 우체통 모양의 화장실이 운치를 내뿜는 '별밤쉼터'도 지난다.
이윽고 돈탁마을 입구. 이곳은 정병욱 교수의 부친이 별도의 양조장을 운영했던 마을이다. 동네 입구 솔밭에서 쉬었다 가기 좋다. 이어지는 길 역시 강변 자전거길이다. 섬진강 철교 아래 대나무쉼터다. 이곳 역시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휴식을 취하기 딱 좋은 장소다. 15분 후 하동읍으로 진입하는 섬진교가 훤히 보이는 삼거리에서 자전거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휘돌아 간다. 곧바로 원동삼거리에서 2번 국도를 만나 오른쪽으로 꺾어 2분만 가면 하동읍으로 진입하는 섬진교 앞 삼거리다. 다리를 건너 호남에서 영남으로 진입한다.
망덕포구까지 가는 교통편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하동행 시외버스(오전 7시, 8시, 9시 등 하루 10회 운행, 요금 1만1100원)를 타고 하동터미널에 내려, 망덕행 광양 시내버스로 갈아탄다. 오전 7시30분, 8시, 8시50분, 9시50분, 10시50분 등 하루 13회 운행.
■ 2구간은 송림 주차장에서 시작, 섬진강의 동쪽 하동 땅을 걷는다.
코스는 하동읍 송림공원을 출발해 섬진강 상류로 19번 국도를 따라 하동나루쉼터~두곡삼거리~광양매화마을 맞은편~돌티나루 전망덱~두꺼비나루~버드나무 쉼터~개치마을 은행나무~평사리공원~평사리 입구 삼거리를 지나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에서 마친다.
전체 거리는 12㎞ 정도, 3시간이면 걸을 수 있다.
하동 송림(천연기념물 제445호)은 1745년 조성했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섬진교와 제방공사를 하면서 일부 훼손되었다. 그러나 수령이 300년 가까이 된 노송 600여 그루를 포함해 모두 1000그루 가까운 소나무가 강변에 울창하다. 예전에는 하동의 명소로 이름나 진주의 학교마다 경전선 열차를 타고 소풍 코스로도 자주 찾았다. 역사적,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3년 8월 2일 경상남도기념물 제55호로 지정됐다가 2005년 2월 18일에는 천연기념물 제445호로 지정됐다.
섬진교로 다리 옆 계단을 오르면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 도로를 건너면 '이순신 백의종군로' 표지석이 있는 작은 공원을 돌아 악양 · 화개 방향의 19번 국도를 따라 걷는다. 돌을 깎아 세운 표지석엔 화개까지 27㎞로 표기돼 있고 반대 방향은 합천 120.8㎞다. 국도를 따라가면 곧 강변을 따라 탐방로가 나온다. 상류 쪽으로 시야가 트이고 섬진강이 왼쪽으로 굽어드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15분 정도면 도로 건너편에 '오룡정 유지비'가 보이고 곧 하동나루 쉼터다.
하동포구 시비와 이병주 문학비가 있는 하동나루터를 지나면 이 구간 최고의 풍광을 볼 수 있다. 탁 트인 황토 둑길을 걸으면 가까이 초록으로 덮인 하중도와 멀리 구재봉 능선 등 하동과 광양의 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하동나루터를 전후해 섬진강 둑길을 걷는 이 길은 2구간에서 최고의 경관을 보여준다. 바로 앞 강 가운데엔 유속이 느려지며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하중도를 초록의 풀이 뒤덮고 있다. 강의 좌우로는 높직한 산이 둘러싸고 있다. 나루터에서 10분이면 둑길이 끝나고 두곡마을 회관 앞을 지난다. 버스정류장이 있는 두곡 삼거리에서 남원·구례 방향으로 직진한다.
하동~화개 구간 국도는 도로확장 공사가 한창이라 어수선하다. 공사 중인 도로를 걸어가면 섬진강 둑으로 이어진다. 20분 정도면 때 지난 '2014 광양국제매화축제' 안내판이 서 있다. 이곳에서 강 건너편이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이다. 다압이란 지명은 1760년께 나온 '여지도서'에 처음 나오는데 당시 이 지역에서 큰 마을이었던 多士촌과 鴨尺촌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추정한다. 두 마을의 의미가 합쳐져 '선비가 많이 나오고 오리가 많은 고을'이 됐다.
여기서는 공사 중인 도로를 벗어나 강을 끼고 대나무 숲길을 걷다 강변으로 난 길로 접어든다. 집을 만나 왼쪽 콘크리트 길로 내려가면 곧 전망대다. 영남 땅인 이곳에서 맞은편 호남의 산이 자리 잡은 모습이 더 잘 보인다. 전망덱 정면엔 갈미봉이 있는데 백운산을 지나온 호남정맥이 매봉과 갈미봉, 쫓비산을 지나 영호남 화합의 길을 시작한 섬진강 하구 망덕산 아래 망덕포구로 이어진다. 전망대를 내려가 직진한다. 울타리를 두른 과수원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면 도로와 만나고 때로는 풀 덮인 흙길도 지난다. 틈틈이 붉은색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 안내 리본이 있어 길 찾기에 도움을 준다.
밤나무쉼터를 지나 공사 중인 도로와 만나고 이어 옛 도로를 걷는다. 오른쪽에 보이는 마을이 흥룡마을이다. 마을 뒤로 보이는 산은 먹점마을을 품은 구재봉(767.6m)이다. 먹점골 버스정류장과 먹점마을을 안내하는 장승을 지나 강변으로 내려가는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접어든다. 곧 대나무 숲이 나오면 흙길이다. 전망대에서 1시간 가까이 걸어 두꺼비나루 쉼터다. '복두꺼비길' 안내판과 두 마리 두꺼비 조형물이 있는 이곳은 고려 우왕 때 왜구를 물리쳐 섬진강의 유래가 된 두꺼비 전설이 전하는 곳이다. '흥룡·먹점마을 가는 길' 안내판을 지나면 전망덱이다. 이번 구간의 종착지인 평사리가 가까이 시야에 들어온다.
20분 정도면 버드나무 쉼터를 지나고 다시 15분 정도면 개치마을 은행나무 쉼터다. 여기서 악양천을 지나는 다리를 건너 강변도로를 따라 10분이면 평사리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왼쪽의 공원으로 내려가 강변을 따라 걷는다. 소나무와 잔디로 가득한 평사리공원에 들어서면 '문화생태탐방로-박경리 토지길' 안내판과 섬진강 노래비 등이 서 있다. 공원 끝까지 걸어가 대나무가 울창한 문화생태탐방로를 가면 수문이 설치된 도로가 나오고 화개·악양방면 도로가 갈라지는 삼거리다. 소상낙원 표지석 오른쪽에 성제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이정표(6.5㎞)가 있다. 길을 따라 최참판댁으로 향한다.
외둔마을과 부부 소나무, 동정호를 지나면 안내판을 따라 곧 최참판댁에 이르러 영호남 화합의 길 2구간을 마친다.
■ 3구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입구 전망 쉼터를 출발해 팽나무 쉼터~하동취수장~대나무 쉼터~신기마을 갈림길~두꺼비바위 쉼터~덕은나루터~천년녹차 쉼터~화개장터~피아골 입구~석주관성칠의사전적지를 지나 구례군 토지면 동방천에서 마친다. 전체 거리는 18㎞ 정도, 전체 구간이 평지이기 때문에 거리에 비하면 소요 시간은 그렇게 많이 걸리지 않는다.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30분~6시간 걸린다.
곧바로 '슬로시티 하동 악양' 안내판 뒤 국토교통부가 세운 '하구 기점 26㎞' 표기 기둥이 있다. 답사로가 도로와 함께 이어지는 초반부엔 자동차 소리가 조금 귀에 거슬린다. 덱 포장로와 흙길이 번갈아 나온다. 길을 걷다 보면 작은 목선을 타고 옮겨 다니며 재첩 잡는 모습이 보인다.
지리산생태과학관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을 지나면 대나무 숲을 따라가다가 길이 강변 바로 옆으로 이어진다. 전망 쉼터서 25분 정도면 정자가 있는 팽나무 쉼터다. 수령 300년 된 팽나무가 그늘을 드리운다.
팽나무 왼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그늘 없는 덱 탐방로를 한동안 걷는다. 상류 쪽으로 제법 너른 백사장이 펼쳐진다. 곧바로 대숲 옆 대나무 쉼터다. 여기서는 백사장 '은모래길'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탐방로와 따로 백사장을 걸어서 갈 수도 있다. 대나무 터널로 이어지는 길을 10분 정도 가면 은모래길 이정표를 지나 계속 대나무 터널 길이다. 강폭이 좁아지면서 건너편 광양 땅이 한결 가까이 느껴진다.
검두마을 정류장 앞을 지나 덱 계단을 내려가면 곧 숲을 벗어나며 제방길이 나온다. 여기서 15분 정도 그늘 없는 둑길을 걸어야 한다. 왼쪽으로 섬진강 하중도가 보이고 멀리 골짜기 뒤로 백운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둑길이 끝나고 덱 탐방로를 잠시 가면 신기마을 갈림길을 지난다. 정면 멀리 영남과 호남을 잇는 상징적인 다리인 남도대교와 그 뒤 왕시루봉이 처음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차밭 사잇길로 가면 널찍한 두꺼비바위 쉼터다. 직진해서 덱 탐방로와 밭 사이 흙길을 15분 걸으면 은모래 쉼터와 덕은나루터다.
덕은나루터에는 영호남을 잇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얽혀 있다. 은모래 쉼터가 있는 곳이 옛 덕은나루가 있던 곳이다. 이곳 안내판에는 대금을 잘 부는 경상도 청년과 판소리를 잘하는 전라도 처녀가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실력을 갈고닦아 7월 보름에 만나기로 했다가 폭우에 강이 넘쳐 서로 애타게 바라봤다는 사연이 적혀 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발을 구르던 연인은 대금을 연주하고 판소리를 불러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들의 사랑에 감동한 듯 강물이 줄어들고 얼굴을 내민 보름달이 두 사람을 환히 비췄다고 한다. 이들의 사연에서 연유해 하동군 화개면 덕은리 앞 섬진강 가의 들판을 대금이들로 이름 붙였다고 한다.
덕운나루터에서 강변 백사장으로 내려가 걸을 수 있다. 화개에 가까워지면서 녹차 밭이 눈에 많이 띈다.
밤나무와 대나무 사이를 지나가면 남도대교가 나타난다. 덱 탐방로를 따라가면 체육공원과 남도대교 아래를 지나 화개장터로 올라간다. 북쪽으로 지리산 능선이 살짝 보인다. 장터에서 보면 화개천 너머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능선이 경남과 전남의 경계다. 화개교를 건너 19번국도 갓길을 걷는다. 화개를 지나며 교통량은 많이 줄지만 그만큼 차량이 속도를 내기 때문에 갓길을 걸어가며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00m 정도 가면 하동과 구례의 경계를 지난다. 화개에서 토지면 동방천까지 지리산 둘레길이 19번 국도에서 멀지 않은 산 사면을 따라 이어진다.
갓길을 30분 정도 가면 피아골 입구를 지난다. 상류로 올라오면서 오히려 수심이 깊어지고 유속이 느려진다. 머리마을과 송정마을 버스정류장을 차례로 지나면 길이 오른쪽으로 굽는 지점의 산자락에 석주관칠의사전적지가 있다. 석주관성은 정유재란 때 왜적에 맞서 7명의 의병장과 구례현감이 목숨을 걸고 싸운 곳이다. 작은 계곡 오른쪽에 전적지가 있고 왼쪽 능선에 칠의사 · 구례현감의 묘와 석주관성이 있다.
이곳에서 계속 19번 국도를 가면 전망대를 지나 30분 정도면 구례동중학교 옆 동방천 버스정류장에서 3구간을 마친다.
섬진강은 하구에서 화개장터 앞까지 경남과 전남의 경계, 정확하게 말하면 경남 하동과 전남 광양 · 구례의 경계다.
출발지인 평사리 입구 삼거리로 가려면 일단 하동으로 가야 한다.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동 가는 버스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첫차를 타야 거리가 긴 3구간을 조금 여유있게 마칠 수 있다.
하동에서는 쌍계사나 의신 가는 버스를 타고 외둔에서 내리면 된다. 부산서 7시에 버스를 타면 하동에서 의신 가는 10시10분 버스를 탈 수 있다. 이 버스 다음에 출발하는 11시40분 버스를 타면 구례에서 부산 오는 막차를 타기 빠듯하다. 외둔 정류장에서 내려 200m 정도 걸어가면 19번 국도와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3구간을 마치는 구례군 토지면 동방천 버스정류장에서는 피아골과 간전면에서 구례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30~40분 간격으로 다닌다. 구례에서 부산 가는 버스는 오후 4시30분, 5시30분, 6시30분(막차)에 있고 막차를 놓친다면 7시30분에 진주로 가는 버스를 타서 진주에서 부산행 심야버스를 타면 된다.
■ 4구간
전남 구례군 토지면 동방천마을 버스정류장을 출발해 파도마을~토지면 소재지~운조루~곡전재(다시 운조루)~용두마을 입구 사거리~하사마을 작은등샘~효자 이규익지려~평전언덕~황전마을(샘골)을 거쳐 화엄사 입구 지리산국립공원 남부탐방안내소에서 마친다. 전체 거리는 13㎞ 정도, 3시간30분 안팎, 휴식을 포함하면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4구간 출발해서 토지면 소재지까지 2㎞ 정도는 19번 국도를 계속 걷는다. 하지만 이후로는 농로를 따라 오미마을 운조루 앞을 지나면서 지리산 둘레길을 따른다. 운조루는 둘레길 오미~방광 구간의 출발지이자 종착지이다. 둘레길로 접어들었더라도 대부분 구간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포장도로다. 포장 구간에서는 그늘이 드물어 아직 햇볕이 따가운 요즘 같은 시기에는 걷기에 썩 좋은 길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섬진강 변을 벗어나 차츰 고도를 높이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구례읍 일대의 들판을 조망할 수 있다. 또 오미마을의 운조루와 곡전재에서는 전통 한옥의 멋을 만끽할 수 있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지나 만나는 작은 저수지 둑길. 이곳을 지나면 곧 화엄사로 들어가는 도로가 나온다.
구례동중학교 뒤의 산 중턱쯤으로 지리산 둘레길 오미~송정 구간이 지난다. 19번 국도를 따라 구례읍 방향으로 간다. 잠시 나란히 가던 섬진강이 왼쪽으로 휘어져 가고 국도는 살짝 오른쪽으로 굽는다. 파도마을 정류장을 지난다. 남쪽으로 너른 들판이 펼쳐지고 그 너머 계족산이 솟아 있다. 오른쪽 끝에 보이는 봉우리는 최근 국가 명승으로 지정된 사성암이 있는 오산이다. 북쪽으로는 지리산 자락이 보인다.
하사마을 위를 지나면 한동안 임도가 이어진다.
곧 토지면 소재지다. 토지보건지소와 토지우체국을 지나 토지파출소에서 50m 정도를 더 가면 마을을 벗어나며 오른쪽 단산마을 표지석이 서 있는 길로 접어든다. 이제 19번 국도를 벗어난다. 북쪽으로 문수저수지 둑이 보인다. 그 뒤로는 멀리 노고단 정상과 송신탑이 올려다보인다. 1시 방향 봉우리는 왕시루봉이다. 50m쯤 올라가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계곡과 만난다. 왼쪽으로 꺾어 2층 정자를 지나면 오미리 하죽마을이다. 오미슈퍼 앞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는다. 여기서부터는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다. 하죽 버스정류장 맞은편에 처음으로 둘레길 이정표를 만난다.
보호수 서어나무를 지나면 곧 운조루다, 운조루를 둘러보고 나와 정류장 정면 도로로 100여 m 내려가면 전통가옥 곡전재가 나온다. 여기서는 운조루 정류장으로 돌아가 도로를 따라 계속 간다. 한옥 민박촌이 형성돼 있다. 오미저수지가 끝나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간 뒤 물길 따라 20~30m 가서 통나무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올라선다. 곧바로 왼쪽으로 꺾어 식당 옆을 지나 19번 국도로 내려선다. 토지주유소를 지나면 곧 용두마을 입구 교차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어 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들어간다. 분지처럼 오목하게 자리 잡은 구례읍과 이를 둘러싼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사마을로 들어서면 길가에 작은등샘이 있다. 삼거리에서는 직진한다. 하사마을을 벗어나면 곧 길가에 효자이규익지려가 있다. 부친의 병 치료를 위해 허벅지 살을 베어냈다는 조선 말기 효자 이규익의 효심을 기려 세운 비다.
6, 7분 더 가서 상사마을 산책로와 둘레길 이정표가 선 곳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콘크리트 길을 벗어나 잠시 흙길을 오르면 평전언덕 이정표가 선 곳에서 산길로 들어선다. 작은 계곡을 지나 만나는 사거리에서 오른쪽 숲 속으로 간다. 키 큰 조릿대 숲을 지나 주택 앞에서 콘크리트임도와 만나면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무덤을 지나 다시 숲 속으로 들어가서 삼거리에서 오른쪽 오르막으로 간다.
작은 계곡을 두 차례 더 건너면 다시 콘크리트 임도다. 전망 좋은 정자에 서면 시야가 트이며 구례읍과 함께 멀리 휘돌아가는 섬진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적비 앞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잠시 내려가면 농장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소나무 숲 방향으로 간다. 이정표가 없는 사방댐 앞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다리를 건넌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10분 정도 지나면 작은 저수지를 지나 콘크리트 길을 따라 마을로 내려간다. 마산천을 만나면 오른쪽으로 가서 건넌 뒤 계곡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상류 방향으로 간다. 황전마을 이정표가 선 곳에서 위로 올라간 뒤 블록이 깔린 도로를 따라 계속 가면 지리산국립공원 남부탐방안내소에서 이번 구간을 마친다.
雲鳥樓는 1776년 조선 영조 때 삼수부사를 지낸 유이주가 세운 곳으로 조선 시대 양반가의 대표적인 집 구조를 보여주는 곳이다. 운조루는 사랑채 서쪽의 대청 두 칸을 이르는 말로 도연명 귀거래사의 머리글자를 하나씩 따와 지은 것으로 추정하는데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란 의미다. 유이주의 기록에는 78칸 집이었다는데 지금은 73칸이 남아 있다. 부엌에는 '타인능해(他人能解)'라고 쓰인 나무독이 있는데, 쌀 두 가마니 반이 들어가는 이곳에 쌀을 채워두고 마을의 가난한 이들이 언제든지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현재 운조루와 곡전재 사이에 운조루의 유물을 전시할 전시관 공사가 한창이다.
운조루에서 200m 정도 떨어진 穀田齋는 1910년께부터 지어 6채 53칸 한옥으로 완공됐다. 이후 훼손됐다가 1998년 복원했다. 지은 지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빼어난 건축미를 인정받아 구례군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 집은 특이하게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는 집을 지을 때 담을 금가락지 모양으로 쌓아 이 집이 금환락지임을 나타내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전남 구례로 가야 한다.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동을 거쳐 구례로 가는 버스가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구례터미널에 내려 연곡사·피아골 노선이나 화개·쌍계사 노선, 토지·간전 노선 군내버스로 갈아탄다. 피아골 가는 버스는 오전 6시40분부터 오후 7시4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토지·간전 노선은 40분~1시간 간격, 화개 노선은 하루 7회 운행한다. 동방천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 5구간
구례군 마산면 지리산국립공원 남부탐방안내소를 출발해 장죽전 녹차 시배지를 거쳐 화엄사를 둘러본 뒤 다시 남부탐방안내소로 돌아와 지리산둘레길로 접어들어 수한마을회관~방광사거리를 지나 방광마을회관에서 둘레길 오미~방광 구간을 마친다. 다시 길을 이어 천은사까지 올라가서 마친다. 답사거리는 11.5㎞ 정도.
지리산국립공원 남부탐방안내소에서 5구간 답사를 시작한다. 도로를 따라 화엄사로 올라가면 곧 매표소와 일주문을 지난다. 단풍나무가 늘어선 도로 옆 덱 탐방로를 잠시 가면 장죽전교다. 다리를 건너면 산기슭에 장죽전 녹차 시배지 기념비와 쉼터가 있다. 다시 돌아와 20여 분이면 '시의 동산'과 부도전을 거쳐 법당이 눈에 들어온다. 법당 사이로 비스듬히 오르면 대웅전 앞 동오층석탑이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옆으로 서오층석탑과 보수공사 중인 각황전이다. 멀리 노고단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화엄사를 둘러보고 다시 탐방안내소로 내려온다. 식당가에 접한 도로를 내려가면 토박이식당과 지리각식당 사이 도로로 지리산 둘레길이 이어진다. 곧 월등파크호텔을 지나 오르막 콘크리트길로 접어든다. 50m 정도 오르면 산길로 접어든다. 잠시 가파른 길을 오르면 이후로는 완만하게 오르내리며 걷는다. 소나무 숲 속으로 사면을 돌아간다. 산길을 20여 분 가면 무덤을 지나 둘레길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곧 콘크리트 임도와 만났다가 50~60m 내려가 다시 오른쪽 숲길로 든다. 완만한 내리막을 가다 무덤 지나 이정표가 선 삼거리에 이어 콘크리트 임도와 만나면 오른쪽으로 간다.
곧 간이상수도를 지나 창고가 나온다. 직진해서 논밭과 과수원 옆을 지나면 마을 뒤로 길이 이어진다. 콘크리트길 사거리에서는 '길상암' 안내판이 가리키는 2시 방향으로 간다. 수로와 함께 이어지는 길을 걸어 길상암 옆을 지나 산허리를 타고 숲 속으로 들어선다. 모퉁이를 돌면 시야가 트이며 들판과 구례읍이 보인다. 10분 정도면 논밭 사이로 길이 이어지다가 숲에 들어서기 전 삼거리다. 왼쪽으로 꺾어 10m 정도 가서 다시 오른쪽 숲길로 내려선다. 꺾이는 두 곳에 모두 이정표가 서 있다.
대숲을 지나면 곧 마을에 내려선다. 지리산둘레길 안내도와 둘레길 답사객이 쓴 글이 빼곡한 메모판이 서 있고 맞은편에는 수한마을 안내석이 있다. 돌담 사잇길로 내려가면 곧 수한마을회관이다. 회관과 보호수 느티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길로 마을을 벗어나 쭉 가면 천은사·성삼재 가는 861번 지방도와 만나는 방광사거리다. 길을 건너 2시 방향 도로로 들어서면 왼쪽으로 방광제 저수지가 보인다. 북동쪽이 천은제 저수지 너머 성삼재 방향이다. 100m 정도 가서 방광마을 안내석이 선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잘 생긴 느티나무를 지나 곧바로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마을로 들어서고 수령 500년의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는 마을 쉼터를 지나 지리산 둘레길 오미~방광 구간이 끝나는 방광마을회관이다. 둘레길은 회관 옆으로 돌아가지만, 이번 답사에서는 직진해 올라간다. 100m가량 가서 오른쪽 보호수 느티나무 쪽으로 가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간다. 곧 2차로 도로와 만나 오른쪽으로 가면 천은사 삼거리다. 천은사 방향은 왼쪽이다. 도로를 따라가다가 급경사·급커브로 바뀌는 지점에서 왼쪽 둑 방향으로 내려서면 배수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도로로 계속 올라가도 된다. 도로와 다시 만나면 곧 매표소를 지나고 잠시 뒤 천은사 주차장이다. 절을 둘러보고 버스를 타고 구례읍으로 돌아가면 된다.
백제 성왕 때인 544년에 창건된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 일원은 2009년 사적으로 지정됐고 명승으로도 지정됐다. 국보 제67호 각황전과 제12호 각황전 앞 석등 등 4점의 국보, 보물 제299호 대웅전, 제132호 동오층석탑, 제133호 서오층석탑 등 8점의 보물이 있다. 또 올벚나무와 매화 등 2점의 천연기념물도 있다. 이정표 상의 거리는 노고단고개 7㎞, 천왕봉 32.5㎞다.
능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화엄사 서쪽에 있는 구례군 광의면 천은사에도 괘불탱 등 보물 3점과 전남 유형문화재인 극락보전이 있다. 화엄사보다 규모도 작고 소장 문화재도 적지만 호젓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화엄사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오전 7시부터 대략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3시간30분 정도 소요.
천은사에서 구례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오후 2시10분, 4시10분, 5시30분(막차)에 출발한다. 구례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4시30분, 5시30분, 6시30분(막차)에 있다. 7시30분에 출발하는 진주행 버스를 타고 가서 심야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갈 수도 있다.
■ 6구간
6구간은 전남 구례군 광의면 매천사를 출발해 방광저수지~방광마을회관~대전리 석불입상~구례 예술인마을~난동마을 둘레길 삼거리~구리재 전망대~탑동마을~지산정 궁도장을 거쳐 구례군 산동면사무소에서 마친다. 전체 답사거리는 15.5㎞ 정도로 걷는 시간은 4시간~4시간30분,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 정도 걸린다.
천은사 아래 동네인 전남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를 출발해 구례 들판과 인접한 지리산 끝자락을 걷다가 온당리 난동마을을 지나면서 구리재 고개를 향해 계속 오르막을 걷는다. 광의면과 산동면의 경계인 구리재를 지나면 이번엔 내내 내리막을 걸어 구례에서 남원으로 넘어가는 19번 국도 가까운 산동면사무소에서 마친다. 출발 지점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온전히 지리산 둘레길의 방광~산동 구간을 따른다. 또 이 구간은 영호남 화합길 전체 구간 중에서 영남과 호남의 실제 경계선과 가장 멀리 떨어져 걷는다.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을 피해 서쪽으로 크게 돌아가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와 안내도가 꼼꼼하게 설치된 이 구간은 몇몇 헷갈리는 지점을 제외하면 길을 따라가기가 수월하다. 전반부의 방광~난동 구간은 낮은 산자락을 타고 돌아 편안하게 걸을 수 있지만, 후반부는 긴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 걸어야 한다. 해발 500m 정도인 구리재를 넘는 길은 임도라 다소 지루할 수 있다.
방광저수지 둑 아래에는 매천 황현 선생이 순국한 곳인 梅泉祠가 있다. 지리산 둘레길 구간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이곳을 먼저 둘러본 뒤 출발해 지리산 둘레길과 잇는다.
매천사는 구례읍에서 천은사행 버스를 타고 월곡마을 정류장에 내려 길을 건넌 뒤 저수지 방향으로 300m 정도 걸어 들어가면 된다. 매천사를 둘러본 뒤에는 오른쪽 담장을 끼고 돌아 배수로 옆길로 오른다. 둑에 오르면 성삼재에서 서쪽으로 뻗어 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 저수지를 빙 돌아가면 정자를 지나 아스팔트 도로와 만나 마을 방향으로 간다. 곧 만나는 사거리에서 직진해 방광마을 표지석 앞을 지난다.
잠시 뒤 방광마을 창고 왼쪽 길로 들어서면 보호수 느티나무를 지나 지리산 둘레길 방광~산동 구간 시·종점인 방광마을회관 앞이다. 회관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돌담길을 잠시 가면 방광마을 버스정류장이다. 길을 건너 오른쪽 계곡 방향으로 내려간다. 계곡을 건너면 곧바로 산길 오르막이다. 숲길을 걷다가 살짝 올라서면 주택 앞에서 왼쪽 널찍한 길로 간다. 100m 정도 가면 다시 오른쪽으로 산길이 열린다.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조용한 숲길을 걷는다. 10분 정도면 콘크리트임도와 만나고 잠시 뒤 삼거리에서는 오른쪽으로 꺾어 완만한 길로 간다. 곧바로 무덤 앞 사거리에서는 정면 흙길을 택한다.
제6구간 답사 전반부 전남 구례군 방광마을을 벗어나 천은사계곡을 건너는 길의 분위기가 호젓하다 .
산자락을 따라가는 길이라 대체로 평탄하다. 숲으로 들어가 물길을 건너면 콘크리트 임도 끝 부분과 만난다. 여기서는 임도 오른쪽의 흙길로 간다. 잠시 뒤 짧은 오르막을 가면 감나무 농장으로 들어선다. 콘크리트임도를 잠시 따라가면 곧 오른쪽으로 둘레길이 갈라진다.
이곳에서는 시야가 트이며 들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맞은편 산자락에 순천-완주고속도로도 보인다. 급경사를 내려가면 쉼터가 있고 여기서 다리를 건너 콘크리트 임도를 걷는다. 곧 대전리 석불입상(전남 유형문화재인전남유형문화재 제186호)을 지나 당동마을로 내려선다. 콘크리트 도로를 만나 오른쪽으로 꺾어 조금만 가면 조각 작품이 여럿 있는 구례예술인마을 입구가 나온다. 좁은 도로를 따라 잠시 가면 갤러리 등이 있는 마을이다.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 오른쪽 오르막으로 가서 계단을 오르면 흙길이다.
난동마을 직전 도로와 만나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보호수 소나무 앞을 지나면 난동마을 둘레길 삼거리다. 구례군 토지면 오미마을을 지나 갈라진 길은 구례읍을 거쳐 이곳에서 다시 만난다. 여기서 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꺾어 계곡 옆으로 오른다. 구리재까지는 내내 오르막이다. 온난제 저수지를 지나 5, 6분 오르면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왼쪽 전망대·생태숲 방향으로 간다. 10분 뒤 구례 생태숲 탐방로 갈림길에서는 전망대 방향으로 계속 오른다. 정자를 지나면 구리재 고개마루에 있는 전망대에 닿는다. 고개에서는 서쪽 지초봉(602m) 방향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여기부터는 내리막이다. 갈지자를 그리며 20분 정도 내려가면 정자가 나온다. 여기서 임도를 버리고 정자 옆 산길로 내려간다. 산길이 끝나고 한옥 앞 아스팔트 도로와 만나면 직진해 100m쯤 가서 정자 옆 콘크리트 도로로 내려간다. 곧 탑동마을을 지나 지리산온천랜드로 들어가는 도로와 만난다. 왼쪽으로 50m가량 가서 건널목을 건넌 뒤 효동마을 방향으로 간다. 효동교를 건너 궁도장인 지산정을 지나면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는다. 10여 분 한적한 길을 걸어가 다리를 건너 직진하면 곧 산동면사무소에서 이번 구간을 마친다. 면사무소에서 왼쪽으로 가면 삼거리 산동농협 옆에서 구례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이번 구간은 지난 5구간의 사실상 종점인 지리산 둘레길의 방광마을회관에서 출발해 산동으로 향하지 않고 방광저수지 아래 매천사를 둘러보고 출발한다. 매천사는 매천 황현의 정신을 기리는 곳이다. 전남 광양이 고향인 황현은 1902년 이곳 구례군 광의면 월곡리로 이주해 살다가 1910년 일제 강점에 항거해 절명시 4편과 유서를 남기고 자결해 순국했다. 1962년 정부는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고, 이해 그의 후손과 지방 유림이 힘을 모아 황현이 순국한 집터에 사당을 세웠다.
이곳은 찾는 이가 드물어 고적하지만 깔끔하게 관리가 잘 되고 있다. 문엔 고리가 걸려 있지만 돌려서 빼내고 들어갈 수 있다. 들어서면 정면에 대월헌과 그 오른쪽에 그를 기리는 비와 매천유물관이 있다. 그 뒤로는 또 하나의 문 너머 매천사가 자리 잡고 있다.
방광마을 출발해 길을 걷다가 당동마을에 들어서기 전에는 길가에 살짝 비켜 있는 대전리 석불입상을 볼 수 있다. 전남 유형문화재 186호인 대전리 석불입상은 대전리에서는 미륵골로 불리는 골짜기에 있다고 해 미륵불로도 부른다. 형태는 많이 훼손돼 있지만, 양식상 고려 초기로 추정되는 석불이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구례로 가는 버스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3시간 소요. 구례터미널에서는 천은사나 광의행 군내버스를 타고 월곡마을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답사를 마치는 산동면(원촌)에서는 수락이나 중동, 남원에서 오는 버스를 타고 구례터미널로 갈 수 있다. 30분~1시간 간격 운행.
구례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4시30분, 5시30분, 6시30분(막차)에 있다. 7시30분에 출발하는 진주행 버스를 타고 가서 심야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갈 수도 있다.
■ 7구간
영호남 화합길 7구간은,
구례군 산동면에서 출발해 전북 남원시 주천면에서 마무리한다. 지리산의 서쪽 자락을 따라 남쪽에서 북쪽으로 걷게 된다. 이동 경로는 지난 6구간과 마찬가지로 지리산 둘레길을 이용했다. 전체 300여㎞에 달하는 지리산 둘레길의 마지막 코스인 22구간이기도 하다.
산동면사무소를 출발해 연관마을~계척마을~체육공원 근처 우회로 갈림길~밤재~지리산유스호스텔~용궁마을~외평마을 주차장에서 마친다. 밤재를 넘어서면 남원시 권역이다. 전체 거리는 17.1㎞ 정도로, 넉넉잡고 7시간이면 된다.
전남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의 한 작은 저수지 모습이다. 싱그런 느낌의 저수지 물과 주변에 활짝 핀 노란 산수유꽃, 아기자기하게 들어선 가옥, 나무가 울창한 나지막한 산과 어우러져 예쁜 풍경을 하고 있다.
산동면사무소 앞에서 출발한다. 근처의 자그만 식당과 가게의 오래된 간판 모습이 마치 옛날로 되돌아간듯 하다. 둘레길 주요 길목에는 나무로 된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빨간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된다. 검은색 화살표는 반대 방향이다. 주요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서 있고, 일부 구간에는 바닥에도 표시가 돼 있다. 일부 구간에서 헛갈릴 수도 있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길을 찾아가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산동면사무소 앞에서 원촌초등학교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스팔트길을 한참 가다 계천교 앞에서 현천마을 쪽으로 꺾어 올라간다. 이번에도 시멘트길이다. 얼마 안가 정자나무가 3그루가 나란히 서 있는 곳, 견두산 등산로 입구다. 여기서부터는 논과 밭 사이의 논두렁·밭두렁을 걷는 길이다. 마을의 자그만 저수지 둑 위를 걷기도 한다. 게다가 역시 산수유의 고장 답게 집집마다 담장 너머로 산수유나무가 머리를 내밀고 있다. 길가의 매화도 꽃망울을 떠뜨리기 일보 직전이다. 돌담 사이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가 조금씩 모양을 갖춰가고 있다. 자리가 좋아 보이는 길목에는 어김없이 정자가 세워져 있기도 하다. 지리산 둘레길이 '손님'을 불러모으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런데 군데군데 '농작물에 손을 대지 말라'는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엔 계척마을이다. 구례군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마을이다. 산수유 시목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목은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 나무로 이곳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산수유꽃축제의 막이 오른다. 중국 산동지역 처녀가 이곳으로 시집오면서 가져왔다고 하는데, 산동면이라는 지명의 유래도 여기서 연유했다고 하니 재미있다. 계척마을 골목에서 말을 붙여온 한 할머니는 "산수유나무가 붉게 물드는 가을에도 경치가 좋으니 또 오라"고 한다.
마을을 조금 벗어난 곳에 잘 정비된 체육공원이 있고, 이제부터는 본격 산길이다. 폭우 등에 대비한 우회로도 있는데 원래 길을 택했다. 오르막길을 걸어 산으로 들어서니 편백나무가 울창하다. 나무에서 나오는 기운이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숲속길을 빠져나오자 외딴집이 하나 보이고, 밤재로 향하는 길이 시작된다는 팻말이 서 있다. 지금은 차량들이 터널을 이용해 오가지만, 옛날에는 남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곳을 걸어서 넘어야 했다. 밤재로 가기 위해서는 임도를 따라 1시간 가까이 꾸준히 걸어야 하는데, 해발 450m 높이의 밤재에 서면 남원시가지 일부도 시야에 펼쳐진다.
밤재에서 임도를 따라 편안하게 내려가다 지리산유스호스텔을 지나면, 다시 한 번 오르막 산길을 만난다. 하지만 오르막이 길지 않아 그리 힘들지는 않다. 평지로 접어들었다 싶으면 용궁마을이다. 신라시대에 지어진 부흥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절이 마치 바다 속의 용궁과 같았다는데서 마을 이름도 붙여졌다. 현재는 절터의 자취만 남아있다.
길가의 송덕비나 효행비, 수백년 된 배롱나무, 주변과 잘 어우러진 저수지 등이 있다. 어느새 이번 답사의 종착지이자, 주천면 면소재지인 외평마을이다. 주천면 치안센터 앞에서 답사를 마무리했다.
영호남 화합길 열다 7코스 산동~주천구간 출발지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사무소로 가기 위해서는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구례행 버스를 이용한다.
구례에서는 산동방면 군내버스 또는 산동을 거쳐 가는 남원행 버스를 타면 된다.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구례행 버스는 오전 7시, 8시, 9시, 11시에 있다.
구례터미널에서 산동노선을 이용할 경우 원촌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출발 시간은 오전 7시55분, 8시10분, 9시, 9시40분, 10시30분 등이다. 남원노선은 오전 6시30분, 8시40분, 10시20분 등에 있다.
산행을 한 뒤 출발지 산동면사무소로 가고자 할 때는 남원시 주천면 치안센터에서 약 1㎞ 거리에 있는 무수버스정류장에서 구례노선 버스를 타고 구례 산동면 원촌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남원공용터미널 출발 시간은 오후 2시, 3시55분, 5시45분(막차) 등이다. 남원에서 콜택시(063-625-0480)를 타고 산동면사무소까지 가면 대략 1만3000원의 요금이 나온다. 주천면 둘레길 정류장에서 탈수 있는 남원역행 시내버스(1-101, 1-102)는 오후 4시20분, 5시03분, 6시13분, 6시50분 등에 있다. 남원공용터미널에서 내려 부산서부터미널행 버스를 타면 되는데 직행은 오후 2시30분, 5시30분(막차)에 있고, 함양 진주를 거쳐가는 노선은 오후 3시15분, 5시40분(막차)에 있다. 승용차로 가면 내비게이션에 산동면사무소로 입력하면 된다.
■ 7구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