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인도행

[부산/ 8월 7일/ 수요일] 지리산/ 노고단~ 피아골

추연욱 2013. 8. 5. 14:18

 

 

 

[부산/ 8월 7일/ 수요일] 지리산/ 노고단~ 피아골

 

 

 

노고단에서

 

앞줄 왼쪽부터, 제자, 달바우, 한계도전, 보리수,

뒷줄 왼쪽부터 그노시스, 소영이, (뒤에) 뚜버기, 예쁜보배, 화산, 영아, 빛들, 미산, 초록맘,

자스민영,  연산홍, (뒤) 아공, 소정네, 유비한, (뒤) 한잔의추억, 는개, 엄지손,
사진에 없는 유동, 달마루,
이렇게 23명이 함께 했다.

  

 

2013년 8월 4일 금년 장마는 끝났단다.

지난 6월 17일, 중부지방부터 장마가 사작되어, 49일간 계속되었단다.

 

1973년 이후 장마가 가장 길었다.

중부지방은 평년의 2배 비가 왔고, 남부지방, 제주도는 예년 강우량의 반쯤 왔다고 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무더위의 시작이라고 한다.

부산에서는 장마비, 전혀 실감나지 않았고, 지금까지만 해도 충분히 더웠는데,

이제부터 무더위 시작이라니 어리둥절해진다.

 

오늘 전주 37.6℃라 한다.

그런데 오늘 立秋다.

 

 

성삼재에 도착했다. 11시다.

3시간 반을 달려왔다.

햇볕이 아주 강하다.

 

 

 

 

 

 

 

 

 

 

 

 

 

 

 

Cielito lindo 아름다운 하늘

멕시코 민요

Mika Agematsu, 인디안 하프 


 

 

 


 

 

 

 

사진을 잘 못 찍은 것 같다.

산이 산이 아니고 해수욕장 같은 느낌이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가는 길이다.

제법 그늘도 드리워지고, 군데군데 평상도 있었다.

 

 

 

 

 

 

 

 

 

 

 

 

 

 

 

 

 

 

 

 

 

 

 

 

노고단 대피소, 11시 45분. 

 

 

 

 

 

 

 

 

 

 

 

 

 

 

 

 

 

노고단 고개, 12시.

 

 

 

 

 

 

노고단 정상으로 올라간다.

입산 허가는 이미 받아두었다.

입산허가 받는 일은 엄지손님과 화산님이 잘 처리해주셨다.

 

 

 

 

 

 

 

 

 

 

처용을 닮아간다

내가 걷는 백두대간 77

 

이성부

 

나는 아무래도 게을러서 한눈팔기 좋아하고

아둥바둥 세상 일에 등 돌리기 일쑤이고

너무 부끄러움 많아 좋은 사람 빼앗기는 일 적지 않았다

산에 올라 멀어버린 시간 멀어버린 사람 돌이켜보니

그 일들은 아프기는 했지만 그래도 참을 만하였다

섭섭하다라는 느낌은

어릴적 황토산에서 엎어져 입속 흙을 앞니로 깨물던 느낌

뱉어내고 입맛 다시던 느낌

정령치 풀밭에 달빛 물들어 스산해도

한판 춤이나 출까부다 어릿광대 같은 붉은 웃음 날리며

북소리 장구소리 없어도 신명나게 춤이나 출까부다

 

이성부 시집, 지리산, 창작과비평사, 2001.

 



 

 

 

 

 

 

 

 

 

 

 

 

 

 

 

 

 

 

 

 

 

 

 

 

 

 

 

 

 

 

 

 

 

 

 

 

 

 

 

 

 

 

 

 

 

 

 

 

 

 

 

 

 

 

 

 

여기가 노고단 정상이다.

노고단 정상이란 말은 맞지 않다. 노고단이 맞다.

히여튼 12시 15분 이곳에 왔다.

 

 

 

 

 

 

 

 

 

 

 

 

 

 

 

 

 

 

 

 

 

 

 

 

 

 

 

 

 

 

 

 

 

 

 

 

 

 

 

 

 

 

 

 

 

 

 

 

 

 

 

 

 

 

 

 

 

 

 

 

 

 

 

 

 

 

 

 

 

 

 

 

다시 노고단 고개로 돌아와

 

지리산 주능선, 백두대간 마루금을 따라 임걸령으로 간다. 12시 30분. 

 

 

노고단고개에서 지리산 정상 천왕봉까지 25.5km,

우리는 피아골삼거리에서 점 더 임걸령삼거리까지 갔다가 사거리로 돌아와서

오른쪽으로 피아골로 내려갈 계획이다.

 

 

 

 

 

 

 

 

 

 

점심, 12시 50분.

길가 에 좀 넓은 장소가 있었다.

 

 

 

 

 

 

 

 

 

 

 

 

 

 

 

 

1시 30분 다시 시작한다.

한창 더울 때지만 발마도 좀 있어 견딜 만했다. 

 

 

 

 

 

 

 

 

 

 

 

 

 

 

 

 

 

 

 

 

 

돼지령, 1시 50분. 

 

 

 

 

 

 

 

 

 

 

 

 

 

 

돼지령, 전 - 언제부터인지, 언제까지인지는 몰라도-에는 돼지평전이라 했다.

이곳에 오면 시야갸 확 트여 나는 많이 좋아했다.

이제 보니 시야가 트이는 영역이 많이 줄어들었다.

생태가 그만큼 활기를 되찾았다는 뜻일 것이다.

 

 

 

 

 

 

 

 

 

 

 

 

 

 

 

 

 

 

 

 

피아골삼거리, 2시 10분.

우리는 직진 임걸령까지 갔다가,

이곳으로 돌아와 피아골 쪽으로 내려간다.

 

 

 

 

 

 임걸령 2시 20분.

 

 

 

 

 

 

임걸령 샘

 

 

 숟가락 부대,

달고 시원한 영아표 화채

 

 

 

 

 

예전에는 이곳 임걸령에서 바로 피아골로 내려가는 길 따라 다니곤 했는데,

지금은 막아버렸다.

다시 임걸령삼거리로 돌아간다.

 

 

2시 45분,

임걸령에서 피아골 삼거리로 돌아와,

 

 

 

피아골로 내려가는 길을 따른다.

피아골 대피소까지 거의 2km쯤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아 한다.

 

 

 

 

 

 

 

 

 

 

 

 

 길 가에 물은 있지만 글미 속의 떡.

너무 가팔라 내려갈 수 없다.

 

 

 

 

 

 

 

 

 

 

 

 

 

 

 

 

 

 

 

 

 

 

 

 

 

피아골대피소, 3시 45분.

 

 

 

 

 

 

 

 

 

 

 

 

 

 

 

 

 

 

 

 

 

 

 

 

 

 

 

신선교는 피아골마을에서 대피소 쪽으로 오를라치면 이 다리를 건너야 한다.

 

 

 

 

 

 

 

 

 

 

 

 

 

 

 

 

 

 

 

 

 

 

 

 

 

 

 

산 천지, 물 천지, 여기는 산과 물이 세상의 전부다.

이제야 열받은 발을 식힐 물을 만났다.

게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고, 물은 깊고 물살은 거세 위험하다.

 

 

지난 토요일 8월 3일 노고단, 피아골 공지를 올리고 나니 라디오에서

피아골 물 건너다가 사람이 실동되었다고 했다.

그때부터 많이 고민스러웠다.

 

그래도 피아골 계곡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고,

물에도 들어갔다.

30분쯤물에서 보낸 것 같다. 시간이 좀 짧아 아쉽다고들 말했다.

 

 

 

 

 

 

 

 

 

 

 

 

 

 

 

 

 

 

 

 

산에도 물에도 格이있는 것 같다.

그 '格'은 優劣의 개념으로 이해한다 해도 크게 잘못되는 않을 것이다.

'物', 그 自體에 무슨 '格'이 있으며, 美醜가 있겠는가.

인간의 분별 만들어 낸 구별일시 분명하지만. 

 

맹자는 말했다.

 

孟子曰 ‘孔子登東山而小魯 登泰山而小天下 故 觀於海者 難爲水 遊於聖人之門者 難爲言

공자께서 동산에 올라 가셔서는 魯나라를 작다 여기셨고,

태산에 올라 가셔서는 천하를 작다고 여기셨다.

그러므로 바다를 본 사람에게는 다른 물은 물로 인정받기 어렵고,

성인의 문하에서 공부한 사람에게는 다른 여러 말들은 올바른 언론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孟子>, 盡心章句上 24

 

 

 

 

 

 

 

 

 

 

 

 

 구계포교, 4시 40분.

 

 

 

 

 

 

 

 

 

 

 

 

 

 

 

 

 

 

 

 

 

 

 

 

 

 

 

 

 

 

 

 

 

이 피아골 계곡에는 물이 참 많다.

전라도 쪽에는 부산과 달리 비가 많이 온 모양이다.

 

여름에 피아골 간다고 골빈 사람이라고 할지 모른다.

이도행 부산방 내부에서도 그런 비난이 있을 것이다.

稷田[피아골]단풍, 지리산 8경에 들어가는 승경임을 안다.

지리산애는 나는 언제나 성지순례의 마음으로 임해왔다.

피아골 길도 나에게는고심의 一策이요, 궁여지책이다.  

 

 

 

여기가 三紅沼다. 4시 55분.단풍든 산이 一紅이요,

당붕든 붉은 산이 물에 비치니 二紅이요,

산과 물에 싸인 사람 역시 붉으니 三紅이다.

 

 

 

때를 잘못 맞추었으나, 우리는 인홍의 아름다움에 맘껏 감동했으니, 억울할 건 이무것도 없다.

그래도, 늦가을 단풍들어 산과 물이 붉어지고,

어울려 붉어진 그대 얼굴, 남겨두리라.

 

 

 

 

 

 

 

 

 

 

 

 

 

 

 

 

 

 

우리가 서있는 이곳은 삼홍교다.

 

 

 

 

 

 

 

 

 

 탐방로는 끝나고 임도에 들어섰다. 5시 20분.

 

 

 

 

 

 

피아골마을, 5시 40분.

 

 

 

 

 

봉숭아, 금년 마지막 보는 꽃일 것 같고,

 

 

다알리아 

 

 

지난 5월 통도사에서 본 고운 인동,

여기는 아직도 있다. 

 

 

 

 

 

 

 

 

여기서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옷을 갈아입고 하는 등 시간을 좀 보내고 나니,

시간에 쫓겨 아쉽게도 연걱사 답사는 포기해야 했다.

6시에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올랐다.

 

 

 

8시 40분에 동래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