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인도행

[평일낮도보] [부산/12월21일/금요일10시30분] 선동 돌아 온천천으로 동지 팥죽도보

추연욱 2012. 12. 21. 17:37

 

[평일낮도보] [부산/12월21일/금요일10시30분] 선동 돌아 온천천으로 동지 팥죽도보

 

 

도시철도 노포동역에서

 

 

 

 

 

 

 

 

 

 

 

일기예보에는 오후쯤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아침부터 비가 왔다.

비는 오늘 종일 왔다.

 

겨울비, 겨울비에 모든 것이 차분히 젖어들었다.

그래도 춥지는 않았다.

 

충청도와 남부 내륙지방에는 대설주의보도 내렸단다.

 

 

 

 

 

 

 

 

 

 

 

 

 

 

 

 

 

Pyotr Ilich Tchaikovsky(1840∼1893)

Meditation from Souvenir d'un lieu cher op. 42 no. 1

National Symphony Orchestra

Mstislav Rostropovich/ cond. 1977

 

Orchestrated by A. Glazunov

 

 

 

 

 

 

 

 

 

 

 

 

 

 

 

 

 

 

 

 

 

 

 

 

 

 

 

상현마을, 11시 45분.

 

 

 

 

 

 

 

 

 

 

 

 

 

安國禪院, 12시 30분.

 

 

 

 

 

 

 

 

 

 

 

안국선원에서 맛있는 팥죽과, 나물 두 종류, 물김치를 먹었고,

그리고 팥시루덕, 베지밀, 사과 개를 얻었다.

 

 

 

 

 

 

 

 

 

 

 

 

 

온천천을 따라 걷는다.

여기서부터는 자유다.

 

 

 

 

 

 

 

 

 

 

 

 

 

 

도시철도 동래역, 2시 55분. 

 

 

나는 동래 까지만 걸었다.

옷도 젖고, 신도 젖고,

모든 게 축축해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다른 벗님들은 교대앞 역까지 가서 마친다고 한다.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處女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萬里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人跡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姜恩喬 시집 <풀잎>, 민음사, 1984.